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뉴욕 63

레지던트 이블 벤데타(4K 블루레이)

츠지모토 다카노리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벤데타'(Resident Evil: Vendetta, 2017년)는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의 영화 시리즈 중 하나다. 상표권 때문에 일본에서는 '바이오 하자드', 그 외 지역에서는 '레지던트 이블'로 불리는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좀비물이다. 끝없이 몰려오는 좀비들을 무차별 격퇴하는 내용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좀비물의 기본 플롯은 동일하다. 밑도 끝도 없이 몰려오는 파리떼를 때려잡듯 좀비를 때려잡으면 끝난다. 그만큼 비디오 게임용으로 딱 어울린다. 영화 시리즈도 계속 인물과 배경을 바꿔가며 변주하듯 내놓았지만 기본 플롯은 좀비물의 특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유의 깊이는 뒤로 한채 파괴적인 본능과 폭력적인 충동에 의지한 영화다. 이번 작품은 실물 배우가 아닌..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4K 블루레이)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 2019년)은 제목 그대로 집 나간 스파이더맨 얘기다. 스파이더맨의 터전인 미국 뉴욕(New York)을 벗어나 유럽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예전 시리즈보다 더 어린 나이가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Tom Holland)는 16세 고교생이 돼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덕분에 이탈리아 베니스(Venezia), 체코 프라하(Prague), 영국 런던(London) 등 유럽의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서 스파이더맨이 만난 악당은 물, 불, 바람 등 원소의 형태를 띤 기이한 괴물들이다. 스파이더맨은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때려 부수는 악당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기존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확연하게 다른 점은 주인공의 무게감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Tobey Maguire)는 서민적인 외모에 영웅의 고뇌가 그대로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는 장난꾸러기 악동같은 느낌이 강하다. 왠지 더 가벼워보이고 장난스런 모습이 고뇌하는 영웅보다는 악당과의 싸움을 즐기는 만화적인 캐릭터에 가깝다. 그만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신 이를 메워주는 것이 시원한 액션이다. 스파이더맨이 고층 건물에서 거미줄도 없이 뛰어내려 활공하는 장면을 보면 게임이나 익스트림..

클로버필드(블루레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달리면서 찍은 핸드헬드 영화는 대화면에서 보면 최악이다. 50, 60인치 TV에서는 별로 티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100인치 넘어가는 대화면으로 보면 커다란 화면이 물결치듯 출렁이기 때문이다. 핸드헬드로 찍은 영상을 프로젝터를 이용해 100인치 이상으로 보면 마치 바이킹을 타고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세상이 요동치고 거센 파도 위에 흔들리는 조각배를 탄 것처럼 멀미가 난다. 하물며 수백 인치 사이즈가 넘어가는 극장에서라면 더 말할 게 없다. 끔찍한 멀미 유발자 맷 리브스 감독의 '클로버필드'(Cloverfield, 2008년)가 그런 영화다. 이 작품은 멀미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영화다. 오죽했으면 관객들이 하도 멀미를 호소해서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극장 개봉 시 매표소에 멀미 주의를 ..

존 윅 리로드(4K 블루레이)

'존 윅 리로드'(John Wick Chapter 2, 2017년)는 화끈한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다.스턴트맨 출신인 채드 스타헬스키가 전작인 '존 윅'에 이어 감독을 맡았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매트릭스' 3부작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대역을 했던 인물로, 스턴트 전문 회사까지 차린 전문가다.매트릭스에서 주연과 대역배우로 만난 키아누 리브스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주연과 감독으로 만났다. 스턴트맨 출신 감독인 만큼 액션 설계가 남다르다.로마 지하묘지에서 벌이는 총격전이나 현대미술관 내 싸움, 거울방 격투 등을 보면 지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에 총격전이 한 편의 쿵후 대결을 보는 것 같다. 특히 미술관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영화 '아저씨'의 막판 칼싸움을 보는 것 같다.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