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뮤지컬 45

렌트 (블루레이)

조나단 라슨의 뮤지컬 '렌트'는 특별한 작품이다. 동성애자, 에이즈 환자, 노숙자 등 도시 빈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점도 그렇지만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의 데뷔작이자 유작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곡을 쓴 라슨은 1996년 뮤지컬 프리뷰 전날 급작스레 사망해, 자신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 재능있는 예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마이너리티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현대판으로 재해석했다. 그러나 작품 속 마이너티리들은 더 이상 마이너리티가 아니다. 볼세키비처럼 어느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 때문이다. '나홀로 집에' '해리 포터' 시리즈 1, 2편을 만든 크리스 콜럼버스가 감독한 영화(Rent, 2005년)는 주요 배역들을 실제 원작 뮤지컬의 ..

맘마미아 (블루레이)

인생에 있어서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게 모험이라면 사랑은 가장 큰 모험이다. 그런 점에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Mamma Mia, 2008년)는 가장 큰 모험을 다루고 있다. 결혼식을 앞둔 소피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세 남자를 그리스 섬에 초대하면서 소피와 그의 엄마, 친구들은 뒤늦게 사랑을 찾으며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역시 아바의 노래다. 1970년대를 풍미한 아바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이야기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배열한 솜씨가 돋보인다. 널리 알려진 배우들이 다시 부르는 노래를 듣는 재미와 그리스의 수려한 풍광은 원작 뮤지컬에서는 맛보기 힘든 영화만의 매력이다. 특히 엄마 도나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딸 소피 역의 아만다 세이프리드의 노래 솜씨가 들..

맘마미아

아바를 처음 안 것은 중학교 2학년때인 1981년이었다. 당시 가장 친했던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들어보라고 카세트 테이프를 건넸다. 그때는 국내에 CD가 나오기 전이어서 LP와 카세트 테이프가 전부였다. 그 친구가 건넨 음반이 바로 아바의 걸작 음반 '슈퍼 트루퍼'였다. 그 친구는 'Andante Andante'를 가장 좋아했지만 그 음반에는 'Super Trouper'부터 시작해서 'The Winner Takes It All' 'Happy New Year' 'Our Last Summer' 'Lay All Your Love On Me' 등 히트곡들이 줄줄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아바의 팬이 된 이후 그들의 노래를 참 열심히 들었다. 그게 벌써 27년전 기억이다. 필리다 로이..

영화 2008.09.22

스위니 토드 (SE)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팀 버튼의 잔혹 뮤지컬 '스위니 토드-어느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Sween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년)가 2장의 특별판(SE) DVD로 나왔다. 본편 자체는 극장과 동일하지만 다양한 부록들을 2번째 디스크에 실었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내용보다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가위손 대신 은제 면도칼을 손에 쥔 주인공 조니 뎁(Johnny Depp)과 헬레나 본햄 카터(Helena Bonham Carte) 등 출연진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다. 그러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아닌 탓에 그다지 정감이 가지는 않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감히 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바, 퀸의 노래가 뮤지컬로 제작되더니, 이번에는 비틀즈의 노래가 뮤지컬의 소재가 됐다. 줄리 테이머 감독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inverse, 2007년)는 제목이 말해주듯 비틀즈의 노래 33곡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다. 테이머 감독은 비틀즈의 노래를 때로는 발라드로, 때로는 격렬한 록 비트로, 때로는 폐부를 쥐어짜는 블루스로 적절하게 바꿔가며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내용은 비틀즈의 노래가 한창 인기를 끈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다뤘다. 베트남전을 둘러싼 반전문화와 이 속에서 싹튼 히피들의 플라워 무브먼트, 인종차별의 소용돌이 속에 번진 디트로이트 폭동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등 당시 시대상을 노래 속에 슬쩍 슬쩍 끼워 넣었다. 비교적 부드럽게 연결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