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뮤지컬 45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팀 버튼 감독의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년)의 장르를 굳이 이야기한다면 슬래셔 뮤지컬이라고 부를 만하다. 서정적인 선율과 화음이 흐르는 가운데 화면 가득 피가 난무한다. 과거 슬래셔 공포영화가 10대들의 성적 방종과 마약 등 일탈행위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다면 이 작품의 모티브는 복수다. 모든 복수들이 그렇듯 원한에 사무친 주인공의 복수는 잔혹하다. 아니, 스위니 토드(조니 뎁)의 복수는 잔혹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이발사인 주인공이 과부 요리사와 만나 복수를 펼치다보니 이야기의 전개는 복수극을 넘어 공포괴담을 연상케 한다. 그 속에는 개인적 복수도 들었지만 좌파적 시각에서 보면 인간을 ..

영화 2008.01.20

비욘드 더 씨

영화 '비욘드 더 씨'(Beyond The Sea, 2006년)는 미국 대중음악가 바비 대런에 대한 케빈 스페이시의 헌사다.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난 바비 대런은 어려서 앓은 류머티스 때문에 심장이 약해져 15세까지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어머니 덕분에 음악을 알게 된 대런은 질병을 이겨내고 가수가 된다. 영화 제목인 'Beyond the Sea'를 비롯해 'Mack the Knife' 'Lazy River' 등이 대표적인 히트곡. 특히 'Mack the Knife'는 1959년에 9주 동안 빌보드차트 정상을 지켰다. 덕분에 대런은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며 '피서지에서 생긴 일'로 유명한 여배우 산드리 디와 결혼한다. 그러나 음악적 침체기를 겪고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재기를 시도하지만 ..

노트르담 드 파리 DVD (Live Arena Di Verona)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사 온 2장짜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DVD는 우연히 발견한 보물이다. 이탈리아 베로나(Verona)의 원형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실황을 담은 이 DVD는 널찍한 화면을 제공하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에 돌비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한다. 국내와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나온 프랑스판 DVD는 비좁은 4 대 3 화면에 돌비스테레오 음향을 지원할 뿐이어서 화면과 음향 면에서 이탈리아판이 한 수 위다. 거기에 영어 자막까지 지원하므로 한글자막이 들어있는 라이선스 DVD보다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 프랑스 뮤지컬에 대해서는 '레미제라블'을 너무 재미없게 봐서 거부감이 있었다. '레미제..

오페라의 유령

잘 알려진 원작을 토대로 영화를 만드는 작업은 장점만큼 위험이 따른다. 널리 알려져 있어 익숙한 반면 사람들의 기대치도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조엘 슈마허(Joel Schumacher) 감독은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2004년)으로 아찔한 곡예사의 줄타기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관객을 흥분시키기에는 줄이 너무 느슨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유명한 뮤지컬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한정된 무대 위 이야기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영화로 옮겨 놓았다. 덕분에 뮤지컬에서 표현하기 힘든 공간들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살아났다. 거대한 기둥이 늘어선 사이로 물이 넘실거리는 오페라 극장의 지하 수로는 '반지의 제왕'의 지하 동굴처럼 웅..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뮤지컬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즐겨 듣는 작품이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다. 예수의 최후 7일을 뮤지컬로 바꾼 이 작품은 모든 곡이 뛰어나 음반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언 길런, 머레이 헤드가 참여한 오리지널 런던캐스팅 음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다. 노만 주이슨(Norman Jewison) 감독이 영화로 만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1973년)는 탁월한 영상으로 뮤지컬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한다. 주이슨 감독은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보여준 것처럼 와이드 스크린을 적절히 활용한 영상과 뮤지컬 무대에서 불가능한 탱크와 전투기를 등장시키는 등 독창적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