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멘데스(Sam Mendes) 감독의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1999년)는 미국판 '바람난 가족' 같은 영화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 각종 골칫거리를 안고 있는 어느 가족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도덕적 붕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직장에서 곧 잘릴 위기에 놓인 레스터(케빈 스페이스 Kevin Spacey)는 집에서도 아내 캐롤린과 딸 제인(도라 버치 Thora Birch)에게 무시당한다. 심지어 딸은 아버지가 죽기를 바랄 정도로 싫어한다. 일터나 가정 모두에서 설 자리를 잃은 가장은 우연히 보게 된 딸의 친구 안젤라(미나 수바리 Mena Suvari)와 연인이 되는 발칙한 상상으로 위안을 얻는다. 안젤라에게 잘 보이려고 운동을 하던 그는 고교를 다니는 이웃집 모범생(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