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토미 리 존스 12

도망자 (블루레이)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의 '도망자'(The Fugitive, 1993)는 과거 TV시리즈의 영화화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데이비드 젠센이 주연한 1960년대 미국 ABC TV의 원작 시리즈는 매주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끝나며 시청자들의 애를 태웠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 방영됐는데, 꽤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은 오리지널 TV 시리즈의 기본 줄거리를 뼈대로, 좀 더 박력있는 액션을 가미해 TV 시리즈와 다른 영화적 재미를 선사했다.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며 '미션 임파서블' '스타스키와 허치' '미녀 삼총사' 등 다른 TV시리즈 물도 줄줄이 영화로 제작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작품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긴장감을 확실하게 살린 감독..

언더씨즈

스티븐 시걸은 지금 한 물 간 퇴물 배우가 돼버렸지만, 한때 그도 잘 나갔던 전성기가 있었다. 장 클로드 반담과 더불어 B급 액션 영화를 양분하던 그의 전성기는 바로 '언더씨즈'(Under Seige, 1992년) 출연시점이었다.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의 이 작품은 미국 전함 미조리호를 탈취한 테러리스트들과 대결을 벌이는 전직 네이비씰 요원의 활약상을 다뤘다. 혼자서 거대한 전함 내부를 숨어 다니며 수 많은 적을 물리치는 구조가 '다이하드'를 닮아서 '바다의 다이하드'로 곧잘 비견됐다. 아닌게 아니라, 그 당시 액션물들은 존 맥티어넌 감독의 걸출했던 액션물 '다이하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액션면에서 스티븐 시걸은 브루스 윌리스보다 한 수 위였다. 스티븐 시걸은 브루스 윌리스보다 스타성은 떨어질 지 몰라..

프레리 홈 컴패니언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이단아로 꼽히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그만의 연출 스타일이 있다. 여러 배우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연기의 합을 이루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식이다. 앙상블영화로 불리던 알트만 스타일을 고집했던 이유는 "한 장소에 인간들을 몰아넣고 기다리면 저절이 상황이 벌어진다"고 믿었기 때문. 이 같은 그의 스타일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유작인 '프레리 홈 컴패니언'(A Prairie Home Companion, 2006년)이다. 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81세라는 고령에 이 작품을 만든 알트만은 그해 11월 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 영화는 실제 진행 중인 라디오 생방송을 소재로 삼았다. 극중 진행자로 나오는 게리슨 케일러가 1974년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시작한 동명의 라디오쇼는 40년..

올리버 스톤의 킬러 - 무삭제 감독판 (블루레이)

1995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든 '올리버 스톤의 킬러'(Natural Born Killers, 1994년)가 국내 개봉할 때 말이 많았다. 94년 미국 개봉 때도 영화협회 심의에서 여러 장면이 잘려나갈 만큼 폭력성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워너는 95년 초 당시 공연윤리위원회에 이 영화의 수입 심의를 신청했으나 잔인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그러자 3월에 제목을 '내추럴 본 킬러스'에서 '올리버 스톤의 킬러'로 바꿔 재심의를 신청해 통과했다. 이를 두고 우리 영화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우리 영화계는 "공윤이 폭력 심의를 강화한다며 우리 영화 '해적'은 무참히 가위질해놓고 이보다 훨씬 폭력적인 외국 영화 수입을 허용했다"며 공윤을 비난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토록 말이 많았을까...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 (블루레이)

조 존스톤 감독의 '퍼스트 어벤저'(Captain America : The First Avenger, 2011년)는 메인 요리 전에 먹는 애피타이저 같은 영화다. 본 게임은 올해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다. '어벤저스'는 마블코믹스가 자랑하는 슈퍼 영웅들인 아이언맨, 헐크, 토르, 호크아이 등이 총출동하는 슈퍼특공대다. 슈퍼 특공대의 대장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 '어벤저스'를 설명하기 위해 마블은 아이언맨과 헐크와 토르를 만들었고 이번에 서막같은 캡틴 아메리카까지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캡틴 아메리카 자체의 완결성보다는 존재의 탄생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작 본 게임은 따로 준비돼 있기 때문. 그래서 영화가 맥이 빠진다. 영화는 신비의 초과학적 물질에 의해 헐크처럼 근육남으로 변신한 스티브 로저스가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