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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시실리안

울프팩 2012. 10. 12. 10:40
장 가방, 장 폴 벨몽도, 알랑 들롱은 1960, 7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3인방이다.
그 중에서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단연 최고였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만든 영화가 앙리 베르누이 감독의 '시실리안'(The Sicilian Clan, 1969년)이다.
당시 수억 달러어치의 보석을 기발한 방법으로 강탈하는 갱들의 이야기다.

꽃미남 배우 알랑 들롱을 비롯해 우리로 치면 최불암 같은 국민배우인 장 가방에 리노 벤추라까지 출연해 당시로선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배우도 배우지만 스토리가 지금봐도 기발하고 탄탄하다.

어거스트 르 브레통의 소설이 원작인데, 여기 소개된 경찰 호송차를 뜯고 달아나는 방법과 보석을 탈취하는 수법 자체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를 느와르에 일가견이 있는 앙리 베르누이 감독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으로 잘 만들었다.

다만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은 음악은 서정성이 돋보인 그의 다른 작품과 달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국내에선 1970년 추석 특선 대작으로 개봉해 꽤 인기를 끌었다.

아무래도 알랑 들롱과 장 가방의 스타덤에 힘입은 바 크다.
그만큼 유명 감독과 스타 배우 등 대가들의 명성에 걸맞게 잘 만든 오락물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비디오테이프 같다.
닳고 닳은 양말처럼 색상이 바래고 세로 줄무늬도 보인다.

또다른 문제는 불어 대사만 한글 자막이 나오며 영어 대사는 한글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1960, 70년대 최고 미남 배우인 알랑 들롱이 나온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인기를 끈 작품이다.
1960년대 프랑스의 죄수 호송차 풍경. 경찰이 가운데 앉아있고 양쪽으로 나뉜 독칸에 죄수들이 수감됐다.
휴대용 금속절단기로 차량 바닥을 뜯어내는 장면. 1960년대에는 차량 강판이 얇았던 모양이다.
르노 벤추라가 갱단을 쫓는 형사로 등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즐겨 쓰던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
갱단이 노리는 것은 보석전시회에 나온 수억 달러 규모의 보석들. 지금 액수로도 많은 금액이다.
1960년대 보잉707과 더불어 대표적 여객기였던 더글라스의 DC-8. 4발 제트엔진을 갖춘 이 여객기는 200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시대상을 반영한 영화는 마치 앨범같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풍경이지만 당시 여객기에서는 모든 좌석에서 흡연이 가능했다.
1960년대 여객기 실내 풍경이 흥미롭다. 커다란 스크린에 영화를 틀어주고, 가방보관함에는 뚜껑이 없고 선반처럼 물건을 올려 놓게 돼있다. 터뷸런스를 만나면 모두 쏟아졌을 듯 싶다.
아돌프 히틀러는 비상시 전투기가 고속도로를 이용해 뜨고 내릴 수 있도록 제 2 차 세계대전 전에 아우토반을 탄탄하게 건설했다. 미국도 그런 지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 여객기가 고속도로에 착륙한다.
요란한 총격전이 아니어도 충분히 살풍경한 장면. 앙리 베르누이는 '지하실의 멜로디' '25시' 등을 감독했으며 2002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Ennio Morricone - Il Clan Dei Siciliani (시실리안 패밀리)
Ennio Morricone
시실리안
장 가방 주연/알랑 들롱 출연/장 가뱅 출연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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