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이나 김정일 사망 등 북한의 정세가 바뀔 때마다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얘기가 북한 군부의 쿠데타 등 정변이다.
김일성 세습왕조에 불만을 품거나 반대로 현 체제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불만이 쿠데타로 불거질 수 있다는 가설이다.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2 정상회담'(2019년)은 이 같은 가설을 전제로 만든 영화다.
웹툰으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한국과 북한, 미국 등 3국 정상이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북한 원산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평화협정을 미국의 술수에 놀아나는 것으로 본 북한 호위총국장(곽도원)은 일본 극우세력과 몰래 손잡고 3국 정상들을 북한의 핵잠수함으로 납치해 쿠데타를 일으킨다.
그때부터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잠수함에 갇힌 3국 정상들은 호위총국장이 핵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전편에 이어 속편으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내용이 이어지지 않아 전편을 몰라도 상관없다.
북한에 쿠데타가 일어나는 설정과 '강철비'라는 제목만 전편과 같을 뿐이다.
강철비가 전편에서는 지상군을 궤멸시키는 강력한 무기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태풍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이다.
중립지대도 아닌 북한에서 3국 정상이 평화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너무도 허술하게 일어나는 쿠데타 등 기본 설정이 현실 정치와 동떨어져 설득력을 잃었다.
여기에 트럼프를 연상케 하는 미국 대통령을 자주 방귀를 뀌며 약물에 취해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주책맞은 늙은이로 묘사했다.
거기에 국제정세를 강의하듯 늘어놓는 테이블 토크 탓에 길고 지루한 영화가 돼 버렸다.
앞에서 늘어지는 이야기로 힘을 빼는 바람에 잠수함 영화에서 기대하는 액션에 대한 긴장감도 떨어졌다.
공들여 잠수함 세트와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고도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실제 러시아 잠수함을 모델로 실물에 가깝게 만든 정교한 잠수함 세트는 칭찬할 만하다.
또 전 해군 잠수함장들에게 자문을 구해 재현한 잠수함 기동 장면도 그럴듯하다.
다만 잠수함 내에서 벌어지는 전투나 수중전 등 액션의 상당 부분이 '크림슨 타이드', '붉은 10월' 등 유명 잠수함 영화와 상당히 비슷하다.
어차피 수중에서 벌어지는 잠수함전이 크게 다를 수 없어 그렇다 쳐도, 승조원들이 갈라져서 총질을 하는 장면은 영락없이 '크림슨 타이드'를 떠올리게 만든다.
밀리터리 마니아인 양 감독의 뛰어난 군사 지식 덕분에 디테일은 훌륭하지만 개연성 떨어지는 설정과 기존 할리우드 잠수함 영화를 흉내 낸 듯한 액션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 영화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기존 극장판보다 10분가량 늘어난 감독판을 수록했다.
2시간 14분 분량의 극장판에서 6분가량의 영상을 덜어내고 일부 장면을 새로 추가해 분량을 2시간 22분으로 늘렸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높은 샤프니스 덕에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리어 채널에서 잠수함 스크루 소리가 들리는 등 적절하게 소리의 분배가 이뤄졌다.
부록으로 양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 해설, 제작 과정 등이 수록됐다.
부록 영상도 HD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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