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참 좋은 영화 소재다.
대결의 상대나 화해와 협력의 상대 등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액션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변주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남북화해 분위기를 타고 '강철비' '브이 아이 피' 등 서로 협력을 다룬 영화들이 여러편 나왔다.
김성훈 감독의 '공조'(2016년)도 그런 영화다.
북한에서 사람을 죽인뒤 달러를 위조할 수 있는 동판을 들고 서울로 달아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김주혁)를 잡기 위해 특수부대원(현빈)이 방한 사절단에 섞여 내려온다.
양국 정부간 사전 교감에 따라 남한 형사(유해진)가 현빈과 협력해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남북한 형사들이 서로 협력해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이 특이하고 신선하다.
하지만 이후 벌어지는 사건 전개는 도식적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북한군 출신이 위기에 빠진 남한 형사를 돕고, 남한 형사 또한 북한 형사를 나몰라라 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사건 현장으로 뛰어든다.
서로 위험한 순간에 도우면서 의리와 우정이 단단해지고, 이를 굳건히 하기 위해 남한 형사의 가족이 인질로 잡히는 상황까지 만들어 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식의 동포애를 강조하는 도식적인 설정은 여타의 액션물에서 흔히 보던 것으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굳이 인물 설정을 북한에서 내려온 위험한 탈북자나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북한 출신의 테러리스트와 북한 형사라는 존재의 특징이 북한 사투리 말고는 별로 살아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저 남한 사정을 잘 몰라서 웃긴 상황을 유발하는 웃음의 소재로만 써먹었을 뿐이다.
이런 구성은 '의형제'에서도 봤기 때문에 단순히 남북 출신 인사들의 굳건한 동포애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의형제'만큼 이야기가 설득력있고 촘촘하지도 않다.
그래서 그런지 현빈이 몸을 사리지 않고 펼친 액션 연기 이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많지 않다.
여기 출연한 김주혁은 이 작품으로 서울 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받고 나서 얼마 후 고인이 됐다.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영화 본편과 부록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이 생생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잘 활용해서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문제는 한글 자막에 '...갑니다'를 '감미다'로 표기하는 등 오자가 있다.
부록으로 김성훈 감독과 현빈 유해진 김주혁이 함께 한 음성해설, 제작과정과 액션 연출, 촬영과 애드리브 연기, 컴퓨터그래픽 작업 비교, 삭제장면 등이 수록됐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촬영 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평양의 위조지폐 공장은 경기 연천의 수몰 예정지역에서 찍었다.
평양 거리 풍경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일부 건물을 그려 넣었다.
현빈은 북한말 선생과 4개월 동안 평양말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고가도로 장면은 성남의 모란고가를 통제하고 촬영. 일부 차량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 넣었다.
이 영화는 1988년 아널드 슈왈제네거가 출연한 '레드 히트'와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레드 히트'는 구 소련 시절 미국으로 달아난 범죄자를 잡기 위해 미국에 파견된 구 소련 경찰과 미국 형사의 공조를 다뤘다.
자동차 추격장면은 이태원에서 촬영.
윤아가 남한 형사의 처제로 등장. 문제는 가족이 테러범들에게 납치됐을때 윤아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사라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어서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냐는 질문들이 많았다.
물에 적신 두루마리 휴지로 싸우는 장면이 독특하다.
촬영은 '성난 황소' '창궐' '마담 뺑덕' '용의자' '황해' '추격자' 등을 찍은 이성제 촬영감독이 담당.
갤럭시 S4와 S3 등 삼성전자 휴대폰이 남북한 형사들이 사용하는 폰으로 등장.
현빈이 몸을 날려 건물로 뛰어드는 장면은 실내 세트에서 블루 스크린을 앞에 두고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했다.
위조 지폐 공장 내부는 양수리 세트장에서 촬영. 현빈이 자동차 액션 중 총을 쏘는 장면이 유명하다.
김주혁은 이 작품으로 서울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사흘 뒤 사망했다.
항구 장면은 울산에서 촬영. 남한 형사의 가족이 납치된 장면은 폐쇄된 화력발전소에서 찍었다.
|
|||||||||||||||||
예스24 | 애드온2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폴리스 스토리 (블루레이) (0) | 2019.03.01 |
---|---|
픽사 단편 3 (블루레이) (0) | 2019.02.24 |
더 이퀄라이저2 (4K 블루레이) (0) | 2019.02.17 |
지아이 조 2 (4K 블루레이) (6) | 2019.02.10 |
레전드 (블루레이) (0) | 2019.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