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태멘에서 번역 출판한 파란색 표지의 '꼬마 니콜라'는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악동이라고 부를만한 프랑스의 철부지 초등학생이 친구들과 벌이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모아 놓았다.
절로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작고한 조흔파 선생의 '얄개전'이 생각난다.
태멘은 1권이 베스트셀러로 성공하자 2,3권도 번역 출간해 1권과 마찬가지로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이 인기를 끈 것은 르네 고시니가 쓴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장 자크 상뻬가 그린 간결한 펜 터치 삽화 덕분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은 만화책으로 착각할 만큼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다.
로랑 티라르 감독이 만든 '꼬마 니콜라'(Le Petit Nicolas, 2009년)는 전세계적으로 1,800만부 이상 팔린 원작에 소개된 에피소드 가운데 동생에 대한 걱정을 담은 니콜라의 이야기를 위주로 만든 영화다.
원작에서 니콜라와 함께 말썽꾼 부대로 나오는 친구들이 총출동해 갖은 말썽을 부린다.
이미 내용은 책을 통해 알려진 만큼 이야기나 캐릭터가 흥미롭지는 않다.
그림도 원작이 훨씬 유쾌하다.
다면 그럼에도 영화에 눈길이 가는 것은 아기자기하게 찍은 영상 때문이다.
색감을 잘 살려 공간을 적절하게 꾸민 미장센느 만큼은 영화만의 매력이다.
특히 부모의 캐릭터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
주인공 니콜라는 원작보다 통통한 소년이 맡았다.
고운 영상은 '라르고 윈치' 1, 2편과 '안소니 짐머' 등을 촬영한 데니스 루던이 찍었다.
그런데 영상은 2편인 마찬가지로 데니스 루던이 찍은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이 더 예쁘다.
이야기도 2편이 더 재미있는 만큼 국내에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되면 1편보다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음향은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며 제작과정, 단편 영상, 원작 소개, 캐릭터 관련 영상들과 삭제장면, 파리 시사회, 뮤직비디오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부록으로 수록됐다.
뮤직비디오 가사까지 한글로 번역해 놓은 정성이 돋보인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꼬마 니콜라는 처음에 연재만화로 시작됐다. 1956년 장 자크 상뻬가 벨기에의 무스띠크라는 잡지의 의뢰를 받고 르네 고시니를 찾아가 의논 후 시작했다.
니콜라 라는 이름은 상뻬가 무스띠크 편집장을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창밖에 보이는 와인상점 광고를 보고 지었다. 상뻬는 1950년대 초반 고시니를 파리에서 만나 급속도로 친해졌다.
미국서 몇 년간 살았던 고시니는 아고스티니라는 필명으로 그림책 작가 및 여기저기 글을 썼다. 그러나 무스띠끄에서 그를 해고하자 상뻬도 의리 때문에 고시니를 따라 그만둬 만화 '니콜라'의 연재가 중단됐다.
니콜라는 1959년 신문 쉬드 웨스트 디망쉬가 재미있는 이야기 연재를 의뢰하며 만화가 아닌 글로 다시 태어났다. 처음에는 제목도 없이 그냥 '니콜라'로 불렸고, 책으로 출판될 때 고시니가 지금의 제목을 붙였다.
많은 내용에 원작자들이 어린 시절 겪었던 경험담이 녹아 있다. 고시니가 노트에 글을 쓰면 상뻬가 여백의 어디든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
고시니가 1959년 잡지 삐로뜨의 편집장이 되면서 꼬마 니콜라는 다시 등장했다. 그는 오전에 집에서 글을 쓰고 오후에 잡지사로 출근했다.
고시니는 위데르조와 함께 유명한 만화 '아스테릭스'도 만들었다. 고시니는 축구에 문외한이었으나 상뻬는 축구를 아주 좋아했다.
니콜라는1960년에 출간됐다. 출판사 편집장이 쉬드 웨스트 디망쉬지에 실린 글을 보고 출판을 제의했다. 그러나 초판은 완전 실패했다.
꼬마 니콜라가 인기를 끈 것은 2권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부터였다. 두 작가가 '책을 읽읍시다'라는 TV 프로에 나와 소개한 것이 계기였다.
원작은 1964년까지 총 5권이 출판됐고 부모와 교사들의 지지로 추천 아동도서가 됐다. 이후 학교에서 일부 내용을 각색해 받아쓰기 교본으로 사용했다.
상뻬는 항상 중심 인물을 작게 그려 배경을 살렸다. 무엇보다 인물을 배경에 잘 어울리게 그렸다. 로랑 티라르 감독은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과 '아스테릭스와 오벨릭'도 연출했다.
1977년 르네 고시니가 죽은 뒤 딸 안나 고시니는 이사를 하다가 수백장의 미발표된 니콜라 원고 100여편을 발견했다. 이중 80편 가량을 묶어 2004년에 후속편 1권을, 2006년 45편을 묶어 후속편 2권을 냈다.
고시니가 생전에 후속편을 출간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후속편이 출간될 때 미처 찾지 못한 그림 일부는 상뻬가 다시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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