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여실히 증명해주는 거장이 바로 캐나다의 애니메이터 프레데릭 백이다.
그가 그린 '나무를 심은 사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1987년)과 '위대한 강'(Le Fleuve Aux Grandes Eaux, 1993년)은 무한한 감동을 주는 걸작 애니메이션이다.
불과 30분 안팎의 두 작품은 따뜻하고 섬세한 손그림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환경의 소중함이라는 커다란 메시지를 전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두 작품의 섬세한 그림.
프레데릭 백은 무광택 아세테이트지에 물감이 아닌 색연필과 크레용을 사용해 그림을 그려 일반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더불어 이야기가 주는 감동도 무시할 수 없다.
장 지오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무를 심은 사람'은 평생 나무를 심어 온 한 노인의 삶을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으며, '위대한 강'은 인간의 탐욕으로 병든 강을 되살리기 위한 작가의 간절함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두 작품 모두 열거하기 힘든 만큼 숱한 상을 받으며 유명세를 탔는데 보고 나면 허명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걸작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베네딕도미디어에서 나온 '프레데릭 백의 선물'은 그의 작품 여러 편을 4장의 DVD에 묶어놓은 작품집이다.
두 작품 외에 초기작인 '아브라카다브라' '아논 혹은 불의 정복' '새의 창조' '환상' '타라타타'를 비롯해 전환기 작품인 '투 리엥'과 '크락' 등이 실려 있는 종합선물세트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요즘 기준으로 봤을 때 좋은 화질은 아니다.
잡티와 스크래치도 보이고 샤프니스도 높지 않지만 작품의 위대함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음향도 대부분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으로 작가 인터뷰와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한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나무를 심은 사람-
프레데릭 백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인류 문화사의 위대한 걸작으로 꼽을 만 하다.
장 지오노의 원작을 토대로 그린 이 작품은 87년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해 88년 제 60회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영화상 등 숱한 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손그림이 주는 묘한 입체감이 살아있다. 거친 연필자국과 음영만으로 3차원의 느낌이 살아난다.
프레데릭 백은 특이하게 사물의 윤곽선을 다 그리지 않는다. 아울러 색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만인이 빚을 진 한 사람의 이야기다. 인간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의 위대함이 절로 묻어난다. 프레데릭 백은 작품 속 주인공처럼 캐나다 로랑티드에 1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프레데릭 백은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노인과 닮아 보이도록 얼굴 아랫부분을 수염으로 가렸다.
-위대한 강-
위대한 강은 '나무를 심은 사람'보다 색이 풍성하고 그림 또한 더 섬세하다.
캐나다의 생 로랭 강 보호를 위해 그린 이 작품 또한 93년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 등 숱한 상을 받았다.
비상하는 새 떼의 표현이 압권이다. 이 작품은 '나무를 심은 사람'이 성공해 후속으로 그렸다.
1924년 프랑스의 알자스에서 태어난 프레데릭 백은 프랑스에서 미술학교를 나와 1948년 캐나다로 건너갔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디자인 학교와 미술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그곳에서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
1952년 캐나다 국영방송인 라디오캐나다에 들어간 그는 그곳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그는 미술용 고정액 스프레이캔을 사용하다가 눈에 고정액이 들어가는 바람에 한쪽 눈을 실명했다.
그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을 살려준 숨은 기술은 바로 장 로비야르의 카메라 기술이다. 장 로비야르는 '위대한 강' '나무를 심은 사람' 등을 작업했다.
아울러 노르망 로제의 아름다운 음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상과 잘 어울린 그의 음악은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도 빛을 발한다.
프레데릭 백은 광택이 없는 아세테이트지에 크레용과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의 작품을 보다보면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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