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파비오 감독이 만든 '나자리노'(Nazareno Cruz Y El Lobo, 1974년)는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아르헨티나 영화라는 점이 그렇고,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멜로물에 가까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라는 점이 그렇다.
1976년 명보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에선 정작 내용보다 음악이 더 유명하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독일 작곡가이자 가수인 미카엘 홀름이 1974년 발표한 'Traenen luegen nicht'란 노래를 주제곡으로 사용했는데, 이 영화로 유명해진 뒤 미국의 자니 마티스가 'When a Child is Born'이라는 팝송으로 다시 불러 1976년 빌보드차트 5위까지 올랐다.
요즘도 FM 영화음악 코너에서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감성적인 멜로디가 우리 정서와 잘 맞는 곡이다.
주제곡 뿐만 아니라 후안 호세 가르시아 카피가 담당한 음악들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아르헨티나의 전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사랑에 빠지면 늑대가 되는 저주를 안고 태어난 청년 나자리노의 이야기다.
하지만 나자리노는 마을에서 제일 예쁜 그리셀다를 보고 첫 눈에 반하며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에 빠지고 만다.
줄거리는 뻔하지만 파비오 감독은 이를 표현주의 양식의 독특한 영상으로 만들어 냈다.
특히 검은 고양이, 도마뱀, 온 몸을 휘감는 수초 등 상징적인 매개체를 적극 활용한 영상들이 인상적이다.
사랑 대신 재물을 택하면 저주를 피할 수 있다는 악마의 꼬임에도 넘어가지 않고 비극적 사랑을 택한 나자리노의 슬픈 운명을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을 곁들인 너무 아름다운 음악과 독특한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
그만큼 영화는 아르헨티나의 황량한 풍경을 배경으로 한 우울한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수작이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을 얘기하기 민망할 만큼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영상이 어둡고 온갖 잡티와 스크래치가 난무하며 발색도 좋지 않다.
음향은 스페인어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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