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그의 삶에서 영화적 소재를 즐겨 찾는다.
그의 뿌리인 미국계 이탈리아인들의 삶은 '비열한 거리' '좋은 친구들' '갱스 오브 뉴욕' 등으로 작품화했고 그의 삶에 영향을 미쳤던 음악과 종교는 '더 블루스' '라스트 왈츠'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등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삶에서 적극적으로 영화적 소재를 찾는 창작활동의 시초가 된 작품이 바로 '비열한 거리'(Mean Streets, 1973년)다.
그의 청춘의 한때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뉴욕,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인들이 모여 사는 리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주류 사회에 섞이지 못하는 이탈리아 청년들의 불안한 삶과 방황을 다루고 있다.
특히 하비 케이틀이 연기한 찰리 카파는 스콜세지 감독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극 중 못된 무리와 어울리면서도 성경 구절에 의지하는 그는 한때 신학도를 꿈꿨던 스콜세지를 닮았다.
하비 케이틀이나 로버트 드니로가 극중에서 보여주는 이중적이고 불안한-성경 구절을 외우거나 느닷없이 우체통을 폭파시키고 길거리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모습들은 미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그들만의 세계를 이루어 살아야 했던 부평초같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초상화다.
그러나 동네 양아치로 살아가야 하는 삶이 결코 우아하거나 아름다울 수 없다.
어찌보면 그것이 다민족 다인종 국가라는 미국의 현실이다.
이를 스콜세지 감독은 고해성사하듯 카메라를 들이대고 솔직하게 묘사했다.
특히 들고 찍기로 인물들을 따라 뉴욕의 뒷골목을 훑는 카메라 워크는 그만큼 사실적이고 진지하다.
여기에 스콜세지 감독은 자신이 젊어서 빠져들었던 레코드 컬렉션을 삽입곡으로 사용해 청춘의 한때를 청각적으로도 되살렸다.
다행히 스콜세지 감독은 영화에 취미를 붙여 거장이 됐지만, 그렇지 못한 청춘들의 미래는 결말이 보여주듯 암울하다.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콜세지 감독의 삶을 이해하는데 단초가 될 만한 의미있는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입자가 거칠고 윤곽선이 명료하지 못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하며, 부록으로 감독과 여배우 에이미 로빈슨의 음성해설, 스콜세지 감독의 촬영 현장 답사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참고로 DVD는 헤어누드가 살짝 보이는 무삭제판이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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