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메모장

네이버 검색결과 조작 의혹

울프팩 2007. 8. 22. 07:56
8월14일 이후 티스토리 블로그 방문자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다른 티스토리 및 태터툴즈 블로그 이용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

궁금하던 차에 원인을 알아보니 네이버의 복사문서판독시스템 때문이었다.
복사문서판독시스템이란 똑같은 내용의 문서가 한 개 이상 검색될 경우 작성일이 가장 오래된 문서를 우선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중에 작성된 문서는 복사나 펀 글로 보고 아예 검색결과에 노출하지 않거나 뒤로 밀어낸다.

스팸블로그를 차단하기 위해 취한 네이버의 이 조치는 황당한 결과를 낳았다.
항상 검색에서 네이버 블로그가 우선 노출되고 티스토리, 태터툴즈, 이글루스 등 타 블로그는 뒤로 밀리거나 아예 노출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웃기는 것은, 남의 글을 퍼간 네이버 블로그는 우선 노출되고 정작 원작자인 다른 사이트의 블로그는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연히 네이버가 네이버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 다른 사이트의 블로그들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색엔진 개발자들에 따르면 검색 알고리즘에서 타사 사이트를 배제하도록 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얘기였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검색결과 조작에 해당한다.

물론 NHN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한다.
오히려 NHN측은 "검색 결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정작 네이버의 펀 글로 무장한 블로그가 우선 노출되고 원작자의 글이 사라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스템 개발이 완전하지 못해서"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를 한다.
이유가 어찌됐던 네이버가 검색결과 조작 의혹을 벗으려면 네이버 블로그를 우선 노출하는 것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타사 블로그도 정당하게 노출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물론 이를 네이버에 강요할 수 없다.
솔직한 얘기로,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 네이버 블로그만 나오도록 한다고 해도 이를 탓할 수는 없다.
네이버도 사기업이기 때문이다.
자기네 콘텐츠와 서비스를 우선 한다는데, 이를 잘못됐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문제는 네이버에 길들여진 인터넷 습관이다.
네이버가 지금처럼 자사 서비스와 콘텐츠 우선 주의를 고집한다면 구글 등 다른 검색 사이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의 첫눈 인수는 이용자 입장에서 여러가지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보통신부도 같은 시각이다.
정보 왜곡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막기 위해 포털 규제를 준비중이지만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검색 결과 기준공개다.
정통부는 포털의 정보 왜곡을 막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뉴스 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에서 검색을 하면 결과치를 보여줄 때 어떤 기준으로 나열하는 지 공개하라는 내용을 법에 명문화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즉, 뉴스 작성일이나 이용자 조회수 등 각각의 포털이 나름대로 정한 기준이 있다면 이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정통부가 이런 내용을 법안으로 준비하는 이유는 그동안 숱하게 포털이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당시 차관)가 언론 브리핑에서 "포털이 검색결과를 조작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정통부는 부랴부랴 유 차관이 잘못 알았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이는 포털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조치였을 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검색결과 기준을 전체 검색으로 확대할 만 한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기업의 영업비밀을 공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딜레마다.
결국 네이버가 자진해서 검색 결과에 대한 속시원한 해명을 하고 바로잡기 전에는 지금처럼 의혹을 안고 살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싫다면, 네이버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를 쓰면서 스스로 균형을 찾아야 한다.
마치 여러 신문을 보면서 균형있는 시각을 키우는 것처럼 말이다.

아래는 그동안 검색개발자, NHN, 정보통신부를 취재한 내용을 어제 기사화한 것이다.
--------------------------------------------------------------------------
네이버가 블로그 검색 조작? (한국일보 8월 22일자 경제 15면)

특정 사이트 이용자들의 글이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서 자주 사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네이버의 검색 결과 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스토리, 이글루스, 태터툴즈 등 일부 전문 블로그 사이트 이용자들이 작성한 글들이 최근 네이버의 검색결과에서 사라지고 있다. 검색 결과에서 전문 블로그가 사라진 빈 자리는 네이버 블로그가 대신 메우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블로그의 글을 그대로 베낀 스팸 블로그가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되고 원작자의 글은 사라지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져 네이버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블로그 포털인 올블로그(www.allblog.net) 등에는 네이버를 성토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NHN이 이 달 14일 네이버에 복사문서판독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벌어졌다. 복사문서판독시스템이란 네이버에서 동일한 내용의 글이 검색됐을 때 작성일 기준으로 먼저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키는 시스템이다.

NHN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무단 복사하는 스팸 블로그를 줄이기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다른 사람의 글을 복사한 경우 작성일이 원작자보다 뒤쳐지기 때문에 검색결과에서 사라지거나 늦게 나타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원작자의 글을 무단 복사한 네이버의 스팸 블로그가 우선 노출되고 전문 블로그 사이트를 이용하는 원작자의 글은 사라지거나 뒤로 밀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스팸 블로그를 막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 거꾸로 네이버 내부의 스팸 블로그를 장려하는 꼴이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네이버가 자체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검색결과를 조작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태터툴즈, 티스토리, 이글루스 등 전문 블로그들은 고급 최신 정보를 빠르게 게재해 네이버 검색에 우선 노출되면서 이용률이 급상승, 네이버 블로그를 위협해 왔다.

실제로 일부 포털의 검색 결과 조작에 대한 의혹은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포털의 검색 순위 조작 의혹에 대해 여러 번 문제제기를 받았다"며 "이를 막기 위한 관련 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뉴스 서비스 등에서 검색을 할 경우 결과치를 나타내는 기준을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게시 시간, 이용자 조회 수 등 검색서비스 별로 결과치를 도출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밝히도록 법에 명시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10월 정기국회 때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NHN측은 "검색 결과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복사문서판독시스템은 내부 콘텐츠를 우대하는 게 아니라 검색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검색결과에서 특정 사이트들을 일부러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NHN은 원작자의 글을 무단 복사한 스팸 블로그가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되는 문제점은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인정했다. NHN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문제의 소지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메모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레이스테이션3  (7) 2007.09.29
'디 워'를 향한 진중권의 독설  (2) 2007.08.27
엑스박스360 사망기  (8) 2007.08.14
소니 GPS-CS1  (0) 2007.03.01
소니 브라비아 X2000 46인치 풀HD LCD TV  (0) 200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