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리차드 커티스가 감독을 하거나 대본을 쓴 영화들은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든다.
그가 대본을 쓴 '노팅힐'(Notting Hill, 1999년)도 마찬가지다.
그저 그런 조그만 책방 주인이 세계적인 톱스타 여배우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전형적인 '왕자와 거지'의 구성이지만 대사나 이야기 진행 방식이 보는 사람을 빨아들인다.
그만큼 설득력있다는 얘기.
원래 로맨틱 코미디를 안좋아하는데 이 작품만큼은 감탄을 하면서 봤다.
이야기, 배역, 영상, 음악 그 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모두 훌륭했다.
지난해 여름 새로 나온 DVD는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초반 화질은 아쉬움이 남지만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며 후반 클로즈업 영상 등은 뛰어난 디테일을 보여준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 대신 배경음악의 풍성한 배음 효과로 공간을 채운다.
특히 리차드 커티스, 로저 미첼 감독, 던칸 캔워시 프로듀서 등 세 사람의 음성해설이 들을 만하다.
지도와 함께 노팅힐 지역을 소개한 부록도 마음에 든다.
<파워 DVD 캡처 샷>
영화 시작과 함게 흘러나오던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는 원래 샤를르 아즈나부르가 발표한 노래다. 프랑스 사람이 부르는게 이상하다는 의견에 따라 급히 코스텔로를 섭외, 그가 부르게 됐다.
많은 사건이 벌어지는 휴 그랜트의 파란대문 집은 원래 로저 미첼 감독 소유였다. 그는 영화 성공후 이 집을 비싼 값에 팔았으며 현재 저곳에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휴 그랜트가 영화속에서 운영하는 별볼일 없는 여행전문 서점. 원래 저곳은 '니콜라스 앤틱'이라는 골동품 가게다. 제작진이 잠시 빌려 간판과 실내장식을 바꾸고 영화를 촬영. 영화 성공후 많은 사람들이 노팅힐에서 저 서점을 찾지만 찾을 수 없는 이유가 실제로는 골동품점이기 때문.
줄리아 로버츠는 영화속에서도 스타를 연기한다는 진부함이 싫어서 처음에 이 영화를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대본을 읽어보고 대사가 너무 마음에 들어 출연을 수락했다.
영화속 스타로 나오는 줄리아 로버츠가 묵은 런던의 리츠 호텔. 외관과 실내, 줄리아 로버츠가 투숙한 스위트룸인 트레팔가 슈트 등 모든 공간을 실제 리츠 호텔에서 찍었다. 런던의 특급 호텔인 리츠 호텔은 양복을 입지 않으면 드나들 수 없다.
휴 그랜트는 줄리아 로버츠를 만나러 와서 급한 김에 '경마와 사냥' 잡지 기자라고 둘러댄다. '경마와 사냥'은 실제로 있는 잡지이며, 영화가 성공하자 휴 그랜트에게 명예 편집장을 제의하기도 했다.
비스듬한 부감샷이 편안함을 준다. 이 영화는 주연 못지 않게 빛나는 조연들의 힘이 컸다. 휴 그랜트의 친구로 나온 조연들은 하나같이 개성들이 살아 있다. 그만큼 연기들을 잘했다.
리차드 커티스는 처음부터 남녀 주인공에 줄리아와 휴를 염두에 두고 대본을 썼다.
줄리아가 자신의 험담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 식당은 실제 로버트 드니로가 소유한 'Nobu'라는 런던의 초밥집이다.
휴가 떠난 줄리아를 그리워하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이 장면은 스크린에 가짜 영화를 CG로 삽입했다.
현관에 서 있는 기모노 차림의 여자 사진은 놀랍게도 대한항공 홍보물이다. 로저 미첼 감독이 KAL에서 받은 것을 영화에 활용.
휴의 룸메이트로 나오는 라이스 한스. 휴는 인터뷰에서 그를 가리켜 "네안데르탈인 같은 친구"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환상적인 장면. 휴가 노팅힐의 포토벨로 로드를 천천히 걷는 동안 4계절이 바뀌는 이 장면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안정적인 카메라 워크가 돋보인다. 여기 보이는 눈은 CG로 처리한 것.
영화 속에서 줄리아가 사극을 찍는 이곳은 런던의 켄우드하우스이다.
휴의 친구가 개업한 레스토랑인 이곳은 완전 세트다. 점포 밖의 행인들은 원근감 표현을 위해 키가 160센티미터대 이하인 사람들만 뽑았다.
줄리아의 막판 기자회견장면은 여러 평론가들이 언급했듯이 '로마의 휴일'을 연상케 한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열리는 이곳은 런던 햄프턴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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