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아이 (블루레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선이 곱다.
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섬머워즈' 등을 보면 순정 만화를 보는 것처럼 인물들의 얼굴선이나 윤곽을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는 선으로 살렸다.

마치 낭창낭창한 여인의 허리를 보는 느낌.
이처럼 고운 선의 캐릭터가 실사에 가까운 서정적인 배경 속에 녹아 들어 감성을 자극한다.

'늑대아이'(2012년)도 마찬가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나고 자란 일본 도야마현의 아름다운 산골을 배경으로 가는 선의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작품도 이야기는 범상치 않다.
대학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늑대인간 청년에게 끌려 아이를 갖은 여성이 혼자 힘으로 늑대의 피를 물려 받은 두 아이를 키우는 내용이다.

반인반수이다 보니 인간의 본성과 짐승의 습성을 함께 지녔다.
어머니는 남들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결국 미래는 아이들의 몫이다.

사람으로 살 것이냐, 늑대로 남을 것이냐 기로에 선 아이들은 쉽지 않은 결정을 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흔치 않은 소재를 통해 누구나 안고 있는 육아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던진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아름다운 그림들이 우선 눈에 들어 온다.
컴퓨터 작업과 손그림이 어우러져 배경이 사실적이면서 섬세하다.

특히 거미줄에 송송 맺힌 빗방울이나 처마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은 덕에 실사로 착각할 만큼 사실적이다.
무엇보다 빛을 반사하는 물 표현이 쉽지 않은데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잘 살렸다.

저녁 노을이 비낀 하늘은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서정적인 색처리가 말끔하게 돼 자연스럽다.
만만치 않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구성과 아름다운 장면을 뽑아낸 연출력을 보면 새삼 일본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좋다.
깔끔한 윤곽선과 생생한 색감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결코 영상에 뒤지지 않는다.
명징한 피아노 소리가 잘 살아 있고, 공간을 가득 채우는 빗소리 등을 들어보면 서라운드 효과도 적당하게 살아 난다.

부록으로 감독과 성우들의 음성해설, 다양한 무대 인사 영상과 인터뷰 등이 2장의 디스크에 걸쳐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원작 및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 목소리 연기는 미야자키 아오이, 오오사와 타카오, 쿠로키 하루 등이 맡았다.

늑대인간과 사람의 사랑은 '런던의 늑대인간' '브레이킹 던' 등 여러 작품에서 되풀이 된 소재.

감독 설명에 따르면 산골 버려진 집은 감독의 고향에 모델이 된 실제 집과 똑같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별이 쏟아질 듯 펼쳐진 밤하늘이나 노을이 아름답게 물든 저녁 하늘 등 공간 속 색의 변화를 잘 살렸다.

배경이 된 곳은 감독이 나고 자란 일본 도야마 현이다.

도야마 현의 사계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모두 담아 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번 작품 제작을 위해 스튜디오 치즈라는 제작사를 설립했다.

거미줄에 매달린 빗방울, 연무를 이루며 쏟아지는 비 등 컴퓨터의 힘을 빌린 물 표현이 사실적이다.

컴퓨터그래픽과 전체 영상은 CG전문업체 디지털 프론티어가 담당. 이 작품은 일본에서 200만 관객이 들며 흥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