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시절 재미있게 읽은 동화책 중에 계림문고에서 나온 '둘리틀 선생 항해기'가 있다.
한 권짜리로 된 이 책은 동물의 말을 배운 수의사가 세계 각지를 돌며 동물들과 희한한 모험을 벌이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나중에 알고 보니 휴 로프팅이 쓴 12편짜리 '둘리틀 선생 여행' 시리즈 중에 일부를 발췌한 책이었다.
스티븐 개건 감독의 '닥터 두리틀'(Dolittle, 2020년)도 이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인 '둘리틀 선생의 바다여행'이 원작이다.
내용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수의사 둘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중병에 걸린 영국 여왕을 위해 약을 구해오는 이야기다.
여기에 겁 많은 고릴라, 기린, 앵무새, 북극곰 등 다양한 동물들이 가세해 사람과 동물이 하나가 된 모험을 벌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동물들이다.
모습과 움직임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마치 실제 동물을 보는 것 같다.
더불어 상상 속의 동물인 드래건과 해적들의 섬에서 벌어지는 곤충과 협상하는 장면 등도 발달된 컴퓨터 그래픽 아니면 불가능한 장면들이다.
연기는 컴퓨터 그래픽이 했지만 동물들의 목소리는 엠마 톰슨, 톰 홀랜드, 셀레나 고메즈, 마리앙 코티아르, 라미 말렉, 랄프 파인스 같은 유명 배우들이 녹음했다.
동물들과 사람이 어우러진 장면들을 보면 마치 움직이는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같다.
잔혹한 폭력 장면도 없고 액션 장면마저 동물들의 재롱잔치 같아서 아이들과 부담 없이 볼 만하다.
문제는 작품의 눈높이도 그 수준에 맞춰져 있어 다소 유치할 수 있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떨어지는 편.
특히 영화적 구성에 맞추다 보니 원작이 갖고 있는 동물보호와 친환경에 대한 메시지, 각 캐릭터에 얽힌 배경 설명 등은 많이 희석되고 압축됐다.
이런 수준이라면 속편이 나온다 해도 별 기대를 하지 않을 것 같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최신작답게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화사한 색감들이 제대로 살아난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절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각종 효과음이 사방 채널을 가득 채운다.
부록으로 캐릭터와 배우들 소개, 분장과 특수 효과 설명, 세트 설명 등 다양한 내용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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