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블랙 앤 블루(블루레이)

울프팩 2020. 6. 23. 00:25

디온 테일러 감독의 '블랙 앤 블루'(Black and Blue, 2019년)는 흑백 갈등을 녹여낸 스릴러다.

내용은 살인 누명을 쓰고 부패 경찰들과 범죄 조직에게 쫓기는 흑인 여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새로 경찰서에 배정받아 순찰을 돌던 여경 알리샤(나오미 해리스)가 마약상을 살해하는 부패 경찰들의 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마침 알리샤의 몸에 달려 있는 바디캠을 통해 살인 사건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부패 경찰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막기 위해 알리샤에게 마약상 살해 누명을 씌우고 경찰과 범죄 조직에게 쫓기도록 만든다.

그때부터 알리샤는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영화 속에는 두 가지 갈등이 들어 있다.

우선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경계와 차별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조깅하던 알리샤가 백인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장면은 흑인이라면 무조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백인들의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영화를 연출한 디온 테일러도 흑인이다 보니 아마도 피부로 느낀 백인들의 차별을 이런 장면을 통해 투영한 듯싶다.

 

또 다른 갈등은 경찰, 공권력에 대한 흑인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증오다.

꼭 범죄자가 아니어도 흑인들은 경찰이라면 긴장하고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백인 경찰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는 힘들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알리샤를 돕는 동네 친구(타이레스)가 편의점에서 일할 때 조사를 위해 들이닥친 경찰들의 행태다.

 

그들은 타이레스를 겁주고 물건마저 돈 내지 않고 마음대로 가져간다.

이런 상황이니 흑인들은 경찰이라면 피부색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거부한다.

 

제목은 이처럼 이중 구조의 갈등 속에 옴짝달싹 할 수 없이 낀 주인공의 처지를 의미한다.

블랙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은 알리샤의 피부색이고 블루는 흑인들이 싫어하는 경찰복을 의미한다.

 

결국 주인공은 양쪽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곤궁한 처지다.

이 같은 상황은 요즘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촉발된 미국의 인종차별과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도 흑백 인종 갈등과 더불어 경찰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문제는 감독이 흥미로운 상황 설정을 깊게 다루지 못하고 표피만 살짝 건드리다 말았다는 점이다.

 

인종 차별 문제는 돈 앞에서 피부색에 상관없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부패 경찰들의 모습을 통해 희석된다.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좋은 경찰이 되기 위해 지역의 흑인들과 소통하며 노력하는 알리샤의 모습을 통해 바로 잡으려 하지만 너무 미약하다.

 

그렇다고 스릴러로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사건이 전개되는 것도 아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도망 다니던 주인공이 범죄 조직을 찾아가 사건 해결을 위해 찾아가는 모습은 지극히 상투적이며 긴장감이 떨어진다.

 

결국 시작은 거창하지만 결말로 갈수록 힘을 잃고 흐지부지 되고만 용두사미 같은 영화가 돼버렸다.

1080p 풀 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어두운 장면이 많아 디테일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한계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윤곽선이 깔끔하고 샤프니스도 높은 편.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추격 장면을 보면 소리의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부록으로 액션 연출과 로케이션, 삭제 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 영상도 HD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촬영은 뉴올리언스에서 했다. 오래된 도시라 폐허가 된 건물이 많다.
초반 아무 이유없이 알리샤를 체포하는 백인 경찰들의 거친 모습을 통해 차별받는 흑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원래 제목은 Exposure였다.
경찰들이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 바디캠이 결정적 증거가 된다. 바디캠은 소니의 RX0을 사용했다.
폐발전소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소니의 알파7S 마크2 카메라 2대를 헬맷에 달고 인물의 관점에서 촬영했다.
나오미 해리스가 주인공 알리샤를 연기. 그는 '사우스포' '램페이지' '닌자 어쌔신' 등에 출연했고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007 시리즈에서 머니페이로 등장했다.
막판 총격전이 벌어지는 아파트는 마크 월버그 주연의 '콘트라밴드'를 찍은 곳이다.
경찰복 어깨에 붙은 패치는 실제 뉴올리언스 경찰복 패치와 다르다.
제작진은 촬영에 시네 알타 카메라와 소니의 알파7S 마크2, 엑스페리아 1 스마트폰 등을 사용했다.
주인공 알리샤는 차별받는 흑인 때문에 괴로워하는 여경이다. 하지만 법 집행 만큼은 공정해야 한다고 믿는 원리원칙주의자다. 그래서 좋은 경찰이 되기 위해 지역 주민인 흑인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블랙 앤 블루 (1Disc)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