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감독의 독립 영화인 '들개'(2013년)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이다.
유나바머로 알려진 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카진스키처럼 사제 폭탄을 만드는 사람을 다뤘다.
대학원생 정구(변요한)는 분노가 쌓일 때마다 사제 폭탄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폭탄을 익명으로 모집한 집행자들을 시켜 여기저기서 터뜨린다.
우연히 대학에서 정구를 만나 집행자가 된 효민(박정민)은 사제 폭탄 터뜨리는 재미에 정구보다 더 파괴적으로 변해간다.
급기야 효민은 어느 정도 선을 지키려는 정구를 압박해 살인적인 폭탄 테러에 동참하게 만든다.
더 이상 사제 폭탄을 만들고 싶지 않은 정구는 스스로 멈추기 위해 자신이 폭탄 테러범으로 만든 효민과 부딪치게 된다.
좀처럼 보기 드문 소재의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배어 있다.
감독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분노가 쌓이면 주변의 물건을 부수며 이를 해소했다.
이런 경험을 물건 대신 영화 속 사제 폭탄에 투영했다.
결국 이 작품은 분노에 대한 영화다.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과 이 때문에 빚어지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다뤘다.
사람들은 저마다 쌓인 분노를 해소하는 방법이 다른데 극 중 정구에게는 폭탄이 해결법이다.
그에게 폭탄은 분노의 결집체이자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구인 셈이다.
감독은 이 과정을 인물들 간에 부조리한 긴장 관계를 이용해 잘 표현했다.
여기에 취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쌓인 사회적 불만과 술자리에서 양말주를 마시는 풍경을 통해 보여주듯 대학원 내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개인적 불만까지 적절하게 가미했다.
그러나 소재의 현실성이 떨어지고, 폭탄 테러 수사를 하는 형사가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인데도 너무 쉽게 폭탄에 손을 대서 끔찍한 사고를 당하는 등 설득력이 부족한 장면 등은 한계다.
특히 독립영화여서 제작비에 한계가 있다 보니 폭발 장면 등 시각효과가 확실히 떨어진다.
아울러 눈에 띄는 앵글 등 예술적으로 인상적인 장면도 보이지 않아 별다른 감흥을 끌어내지 못했다.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 등 아이디어는 돋보이지만 그 이상 더 거론할 만한 점이 없어 아쉬운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블루레이와 OST CD 등 2장으로 구성됐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준수한 화질이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사가 묻히고 대부분의 소리가 전방에 집중됐다.
부록으로 감독과 변요한 박정민의 음성해설, 감독과 배우 인터뷰, 관객과 대화, 삭제 장면, 또 다른 결말과 NG 영상, 오디션 영상 등이 들어 있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촬영됐다.
다만 관객과 가진 대화는 말소리가 웅웅 거려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런 경우 부록에도 한글 자막이 필요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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