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가장 코드가 안맞는 부류가 '총알탄 사나이' 스타일의 영화들이었다.
패러디라는 이름 아래 다른 영화를 황당무계하게 비틀어 억지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패러디도 아이디어일 수 있겠지만, 순수 창작이라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치사스러운 짓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뜨거운 녀석들'(Hot Fuzz, 2007년)도 치사한 패러디 코미디 범주에 들어가는 영화다.
능력이 너무 뛰어나 시골로 좌천된 형사 니콜라스(사이몬 페그)가 뜻하지 않게 시골마을에 도사린 음모를 알아내고 엄청난 총격전 끝에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설정만큼이나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패러디라도 논리의 전개가 필요한데, 우연히 음모를 발견하고 우연히 확보한 무기로 사건을 해결하는 등 지나치게 우연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
우연과 우연 사이에 존재하는 비논리의 골짜기는 깊은 법.
감독은 이를 비약이라는 도구로 뛰어넘는다.
제작진은 과장된 액션 표현을 위해서는 논리를 뛰어넘는 비약이 필요하다고 보고 영화를 만들었으며, 이를 제리 브룩하이머식 법칙이라고 멋대로 이름을 붙였다.
아마도 제작진의 눈에는 제리 브룩하이머 영화들이 지나친 비약으로 보였나 보다.
그렇다고 액션이 볼 만 한 것도 아니다.
요란하긴 하지만 제리 브룩하이머의 액션과 비교하면 통쾌함이나 시원함은 턱 없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제리 브룩하이머 영화를 어설프게 흉내낸 탓에 이야기는 늘어지고 액션은 서툰 영화가 돼버렸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의 화질은 무난하다.
링잉이 나타나지만 특별한 잡티나 스크래치는 없다.
아쉬운 점은, 일부 장면에서 한글 자막이 대사보다 늦게 뜬다는 것.
싱크가 제대로 안맞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특히 음량만큼은 액션영화 소리를 들을 만 하다.
부록으로 별로 들을 것 없는 감독의 음성해설, 삭제장면, 아웃테이크 등이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듣고 나면 불쾌감을 주는 지독한 농담같은 영화다. 감독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만든 에드가 라이트이다. 그는 각본도 다른 작가와 함께 썼다.
극중 연극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패러디한 것. 배우들의 의상이 해당 영화와 동일하다.
잇따라 벌어지는 시골마을의 사건들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마을 주민들이 살해당하는 장면들은 '데스티네이션' 등 여러 공포 영화의 장면을 흉내낸 것 같다.
이어지는 잔혹한 살해 장면을 보면 공포물이나 미스테리물에 가깝다.
마을 실권자들의 비밀 원탁회의. 사건의 내막을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
출중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 니콜라스는 사이몬 페그가 연기. 주인공은 거의 돈키호테 같은 캐릭터다.
막판 결투장면을 보면 더 이상 선량한 마을 주민은 없다. 아줌마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쌍권총을 쏘아대는 장면은 오우삼 영화의 패러디.
영화는 할리우드, 오우삼식 홍콩 느와르 등 다양한 작품들을 흉내낸 장면들이 이것저것 뒤섞여 있다.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티모시 달튼도 악당으로 등장. 그는 차라리 007보다 이 역할이 더 잘 어울렸다.
영화 제작진이 '나쁜 녀석들2'와 '폭풍속으로' 등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제작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영국의 워킹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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