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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마스터(블루레이)

울프팩 2023. 1. 7. 21:21

2008년 발생한 조희팔 사건은 희대의 사기사건이었다.

그는 비싼 의료기기를 구입해 빌려주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들고 튀었다.

 

그가 사기를 쳐서 갖고 사라진 돈이 자그마치 약 5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만 3만 명이 넘었고 10여 명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 여파가 큰 사건이었다.

 

압권은 2012년 국내에 전해진 그의 사망소식이다.

중국으로 달아난 조희팔이 성형 수술을 하고 숨어 다니다가 2011년 말 돌연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의 유족들은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살해했다며 장례식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장례식 영상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은 사망 소식조차 조작으로 봤다.

 

실제로 유골의 유전자(DNA) 감식을 시도했으나 화장을 해버린 탓에 실패했다.

급기야 검찰은 중국 공안에서 공식 사망 검증을 하지 않은 것을 수상하게 여겨 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해 조사했으나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 바람에 조희팔은 사망신고가 들어가면서 인터폴 적색 수배가 해제됐다.

조희팔 사건은 대규모 사기 수법과 사망 조작 의혹뿐 아니라 정관계 유착까지 불거진 사기 사건의 종합판이다.

 

그는 사기 사건으로 갈취한 돈으로 검찰, 경찰, 공무원 등에 두루 뇌물을 뿌렸다.

뇌물을 받은 인사들이 뒤를 봐줘서 수배 상태인데도 중국 밀항에 성공했다.

 

따라서 조희팔 사건은 못 잡은 게 아니라 안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의석 감독의 영화 '마스터'(2016년)는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내용은 다단계 수법으로 수만 명 회원을 끌어모은 사기 금융업체를 이끄는 진 회장(이병헌)이 전산 장비를 파괴한 뒤 돈을 들고 해외로 달아난 사건을 그렸다.

실제 조희팔도 2008년 10월 전산 시스템을 파괴한 뒤 현금을 들고 사라졌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진 회장의 하수인이었던 박장군(김우빈)을 앞세워 폰지 사기의 주범인 진 회장을 쫓아 필리핀으로 달려간다.

폰지 사기는 수익 활동 없이 다른 사람에게 투자금을 받아 또 다른 사람에게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 수법을 말한다.

 

끝없이 회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폰지 사기는 어느 시점에 중단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김팀장은 돈세탁을 위장해 진 회장을 잡기 위한 덫을 놓으며 범죄 세력과 본격 대결을 벌인다.

 

대부분 이야기는 상당 부분 실제 사건에 기반을 뒀지만 결말 등 일부분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극적 요소를 가미했다.

특히 조 감독은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들을 감안해 결말 부분을 완전히 바꿨다.

 

그러면서 후반 필리핀 장면에 액션을 추가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영화는 극적 재미보다 시사 다큐처럼 설명식으로 풀어가며 이야기가 늘어진다.

 

그 바람에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하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 돼버렸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영화 본편과 부록 디스크가 각 1장씩 총 2장으로 구성됐다.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필터를 사용한 색상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소리를 들려준다.

채널 분리도가 우수하고 소리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아 서라운드 효과가 제대로 발휘됐다.

 

부록으로 조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국내 및 필리핀 촬영 장면, 액션 촬영과 삭제 장면, NG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부록도 모두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조 감독은 처음에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구상했으나 피해자들을 생각해 주인공을 경찰팀장으로 바꿨다.
초반 대규모 행사 장면은 무대 앞쪽에만 600명의 사람들이 앉고 나머지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채워 1만 명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700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금융 사기 회사의 일사분란한 풍경이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조 감독은 이 영화를 참고해 공간을 구성했다.
진 회장의 밀실은 따로 만든 세트다.
필리핀 마닐라의 빈민가 톤도에서 주로 촬영.
필리핀 마닐라의 보니파시오 지역 건물 옥상에서 헬기 착륙 장면을 촬영.
조 감독은 조희팔 사건처럼 중국에서 촬영하려고 했으나 인건비가 비싸 필리핀으로 바꿨다. 필리핀은 한국 범죄자들이 많이 도피하는 곳이기도 하다.
진 회장의 이름 진현필은 조희팔의 초성을 따서 만들었다.
강동원은 마닐라 자동차 추격전에서 자동차를 직접 운전했다.
강동원이 연기한 김재명 팀장 이름은 이재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강동원은 자동차 추격전을 찍으면서 유리 파편이 튀어서 목에 꽂히고 얼굴에도 상처가 나는 부상을 입었다.
촬영은 '목격자'를 찍은 유억 촬영감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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