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그보다 더 푸른 진남색 에게해, 그 위에 떠있는 그림 같은 섬들, 그리고 바람처럼 흐르는 아바의 노래.
영화 '맘마미아'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워낙 아바의 히트곡이 많고, 그 노래들이 푸른 여름날 축제 같은 곡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흥겨우면서도 아바가 활동한 1970년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결국 이런 것들이 잘 맞아 떨어져 맘마미아의 뮤지컬과 영화가 성공했다.
그래서 올 파커 감독이 만든 속편 '맘마미아2'(Mamma Mia! Here We Go Again, 2018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편보다는 실망스럽다.
전편은 뮤지컬이 워낙 히트하면서 뮤지컬의 기본 토대와 음악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속편은 이야기를 새로 만들고 아바의 노래 또한 되도록 전편과 겹치지 않게 골랐다.
그러면서 새로 추가한 이야기가 전편의 뒷얘기와 프리퀄이 서로 뒤섞인 묘한 내용이 돼버렸다.
내용은 도나(메릴 스트립)의 그리스 부티크 호텔을 물려받은 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개장 작업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 도나의 과거 청춘 시절이 섞이면서 도나가 세 남자를 어떻게 만났는지 보여준다.
현실에서는 소피가 아이를 갖게 돼 미혼모의 처지에서 소피를 낳았던 도나의 심경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같은 인물의 현재와 과거를 보여주다 보니 등장인물이 배로 늘어나 산만해졌다.
아바의 히트곡 또한 전편에서 주요한 곡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이를 피해 선곡하면서 전편보다는 주목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의 노래들이 워낙 좋아서 나름 노래를 영상과 함께 보는 재미가 있다.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전편과 같은 임팩트 있는 장면이 없다는 점이다.
전편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교회로 향하며 'Winner takes it all'을 부르는 장면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메릴 스트립이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처절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카메라가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며 휘감는 영상은 참으로 명장면이었다.
노래를 부른 메릴 스트립뿐만 아니라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표정 연기도 압권이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전편처럼 노래와 영상, 배우의 연기가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임팩트 있는 장면은 없었다.
다만 셰어가 등장하며 'Fernando'를 부르는 장면이 화려한 불꽃놀이와 어우러져 눈길을 끌었다.
셰어의 중저음이 약간 행진곡 풍인 이 노래와 잘 어울려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아울러 전편처럼 에게해와 그리스 섬의 아름다움을 살린 장면도 비교적 적었다는 점이 아쉽다.
그렇지만 역시 아바의 노래는 훌륭했다.
셰어가 아바의 노래만으로 구성한 리메이크 앨범을 낸 이유를 알겠다.
예전 학창 시절에 아바의 노래를 FM 라디오 및 카세트테이프와 LP로 많이 들었지만 영화처럼 영상과 어우러져 새로운 분위기로 편곡된 노래들을 다시 들으니 새삼 아바가 훌륭한 밴드였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됐다.
국내 출시된 이 작품의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디스크로 구성됐다.
4K 타이틀에는 노래방처럼 가사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얼롱 버전이 함께 들어 있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칼끝 같은 윤곽선과 현란한 색감이 눈에 들어온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노래 가사를 한글로 해석해 놓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부록으로 제작자 주디 크레이머의 음성해설, 삭제 장면, 제작 배경, 캐스팅과 의상 및 안무 설명, 배우들 대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음성해설의 한글 자막에 '도나가 소피를 낳고'로 표기해야 할 부분을 '소피는 낳고'로 표기하는 등 오자가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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