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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인어공주 (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4. 29. 00:01

디즈니에서 28번째로 만든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el Mermaid, 1989년)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과거에 '백설공주' '피노키오' '피터팬' 등 히트 애니메이션을 줄줄이 내놨던 디즈니스튜디오는 1980년대 들어 위기를 맞는다.

1966년 월트 디즈니 사망 이후 버팀목이 돼주었던 '나인 올드멘'(9 old men)으로 불린 초창기 히트작들을 그려낸 애니메이터들이 줄줄이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부서 폐쇄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때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1984년 파라마운트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던 제프리 카젠버그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첫 작품이 바로 '인어공주'다.

이 작품을 계기로 디즈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들은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줄줄이 히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극장용 애니메이션 흥행 붐이 일게 됐다.

뿐만 아니라 'Under the Sea' 등 삽입곡들이 히트하면서 뮤지컬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자리를 잡게 된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OST도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의미심장한 것은 작품 곳곳에 '다 빈치 코드'와 연관이 깊은 비의적 상징들이 쓰였다는 점이다.
그것도 '다 빈치 코드' 소설이 나오기 훨씬 전에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작가 댄 브라운이 '다빈치코드'를 쓸 때 참고한 서적인 마가렛 스타버드의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를 보면 '인어공주'에 쓰인 비의적 상징에 대한 설명들이 등장한다.
디즈니 제작진이 왜 이 작품에 비의적 상징들을 그려 넣었는 지는 수수께끼다.


국내 출시된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4K 블루레이는 화면비가 블루레이와 다르다.


4K는 1.78 대 1, 일반 블루레이는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한다.

4K 타이틀은 깔끔한 윤곽선에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다만 색감이 예전 블루레이보다 약간 어둡게 나온 느낌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DVD에 비하면 월등 개선돼 윤곽선이나 색감이 깔끔하게 잘 살아 있다.


DVD 시절과 비교하면 블루레이 타이틀의 화질도 진일보한만큼 블루레이 타이틀의 화질이 크게 개선된 점을 쉽게 알기 힘들다.

음향은 4K의 경우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데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전체적으로 음향에 무게가 실려 저음이 묵직하게 재생되고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소리가 사방 스피커에서 쏟아질 듯 울린다.

일반 블루레이에 수록은 부록은 과거 DVD에 수록됐던 내용은 물론이고 감독과 작곡가 음성해설, 새로 제작한 제작 뒷이야기 등이 풍성하게 들어 있다.
음성해설까지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하며 블루레이에 새로 수록된 부록들은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인어공주의 머리가 금발이 아닌 붉은 색이 된 이유는 '스플래쉬'에 출연한 대릴 한나와 다르게 그리기 위해서이다.

제작진들은 물방울 표현을 중국에 외주를 줬는데, 1989년 천안문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제때 전달받지 못할까봐 마음을 졸였다. 물 속에 어른거리는 빛은 이중노출을 이용했다. 이 작품은 셀에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비바람이나 물거품 등을 셀에 여러번 복사해 사용하는 핸드잉크방식으로 제작된 마지막 작품이다.

DVD에 비해 화질이 월등 좋아졌다. '다빈치코드'식의 메시지가 들어있는 문제의 장면. 인어공주가 보는 그림은 프랑스 화가 조르쥬 드 라 투르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다.

<과거 플래티늄 에디션으로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위에 있는 블루레이 장면과 비교하면 색감 등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마가렛 스타버드의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에 따르면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는 마리아를 예수의 신부로 묘사한 그림이다.

이 작품은 배우들의 동작을 촬영해 이를 보고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액션기법을 사용했다. 이를 위해 배우 겸 코미디언 세리 스토너가 인어공주의 실사 연기를 했다.

인어공주의 이름도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와 달리 아리엘이다. 아리엘은 성경의 이사야서에 명기된 예루살렘의 다른 이름이다. 마가렛 스타버드는 버려진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뜻의 이 단어가 잊혀진 신부, 즉 막달라 마리아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뮤지컬처럼 만든 이 작품의 가사는 하워드 애쉬먼, 작곡은 앨런 맨켄이 맡았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의 최대 히트곡 'Under The Sea'로 1990년 아카데미주제가상을 받았다. '미녀와 야수' '알라딘'도 이들의 작품이다. 하워드 애쉬먼은 1991년 '미녀와 야수' 개봉 전에 사망했다.

이 작품 제작당시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은 월트 디즈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애플이 스티브 잡스에게 기댔던 것처럼 디즈니는 중요한 순간마다 월트라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 지 그의 관점에서 고민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등 새로운 경영진은 이를 뜯어고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와 많이 다르다. 원작에서는 왕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서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돼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1940년대 작품을 구상한 월트 디즈니가 이를 해피엔딩으로 고쳤다.

원래 월트 디즈니는 1940년대 초반에 '인어공주'를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계획이었다. 그래서 동화책 삽화가인 케이 닐슨에게 밑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이 작품의 '폭풍 시퀀스' 등에 참고로 쓰였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위에 블루레이 타이틀 캡처화면과 비교하면 색감이 탁하다. 안데르센이 가장 아꼈던 이 작품은 그의 삶과 닮아 있다. 오덴세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은 배우가 되고 싶어 14세때 코펜하겐의 로열극장에 취직했다.

인어공주처럼 어려서 목소리가 고와 노래를 잘했던 그는 음악학교에 입학했으나, 너무 키가 크고 마른데다 변성기가 찾아오면서 로열극장에서 해고됐다. 여기에 안데르센은 가난한 작가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사랑에 실패했다. 유명작가였지만 평생을 외롭게 산 그는 32세때 이 작품을 썼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을 흉내낸 이 장면은 안데르센에 대한 오마주다. 안데르센은 사랑을 말하지 못하고 조용히 지켜만 보는 인어공주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원래 바다 마녀는 문어가 아닌 다른 물고기였으나 이를 문어로 바꿨다. 작가들은 실제 문어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하워드 애쉬먼이 소개한 여장 남자 배우 디바인의 얼굴을 따라 바다 마녀를 그렸다.

이 작품엔 일부 장면에서 초기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시스템이 쓰였다. 셀 대신 모든 캐릭터를 컴퓨터로 칠하고 배도 컴퓨터로 제작했다.

인어 공주 DE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인어공주 (4K UHD 2D COMBO)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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