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기고 질긴 사랑의 인연을 다룬 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2000년)는 감독 의도와 달리 보고 나면 참으로 찝찝한 영화다.
감독은 운명으로 묶인 사랑의 인연을 얘기하지만 동성애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983년 운명처럼 만난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는 서로 너무 사랑하지만 태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맺어지지 못한다.
이후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2000년에 고교 교사가 된 인우는 제자인 현빈(여현수)에게서 태희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의 영혼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두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성애자로 몰아붙여 결국 인우와 현빈은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 번지점프를 한다.
1980년대를 재현한 공들인 소품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 등이 돋보이지만 지나친 우연과 비약이 흠이다.
특히 1983년에 죽은 태희가 현빈으로 환생해 17년이 지난 2000년에 인우를 만나는 설정은 여러 가지로 부자연스럽다.
인우에게서 세월의 흔적이 별로 느껴지지 않으며 현빈에게서 나타나는 태희의 특징들이 너무 우연이고 작위적이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샤프니스가 너무 떨어져 중경이나 원경은 여지없이 윤곽선이 뭉개진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그런대로 들을 만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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