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사기극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것은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반전이다.
그러려면 시나리오도 탄탄해야 하고 감독의 연출이 짜임새 있어야 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격 사기극을 표방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블룸형제 사기단'(The Brothers Bloom, 2008년)은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우선 전 세계 상위 1% 안에 드는 백만장자만 노린다는 블룸형제의 사기극이 그다지 치밀하지 못하다.
할리우드 액션 같은 눈속임과 특수효과 만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는 백만장자를 속인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어수룩하다.
아마 영화 속 등장하는 순진무구한 석유재벌 상속녀인 페넬로페(레이첼 와이즈) 정도나 속을까, 닳고 닳은 상술로 무장한 백만장자들이 자신의 부를 그렇게 어설픈 연극에 속아 내줄리 만무하다.
페넬로페 조차도 블룸형제 중 블룸(애드리언 브로드)에게 눈이 멀어 일부러 속아준 것일 뿐, 실제로 그들의 사기극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페넬로페와 블룸의 진지한 사랑을 정색하고 다룬 영화도 아니어서 일말의 감동도 느끼기 힘들다.
여기에 엉뚱하게 등장하는 사기꾼 악당 다이아몬드 독(맥시밀리언 셀)과의 대결도 너무 뜬금없이 진행된다.
악당의 등장도 생뚱맞지만 그의 최후 또한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렇다 보니 정교한 사기극이 아닌 우연과 감성에 기댄 서툰 연극처럼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만큼 반전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다만 눈길을 끈 것은 천둥소리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4차원 여성 이야기다.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설정이다.
그래도 체코 프라하,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루마니아, 몬테네그로 섬 등 이국적인 풍광을 담은 영상은 좋았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이 묻어나는 영상을 잘 살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잘 활용해서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게 들린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스토리보드 비교, 삭제 장면, 이미지 갤러리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대부분의 영상이 HD로 제작됐다.
다만 제작 과정 한글자막에 오역이 있다.
60일간 4개국을 돌며 촬영했다고 나오는데 이를 40개국으로 적어 놓았다.
무성의하게도 자막 감수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 순간 포착한 장면들>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죄 많은 소녀(블루레이) (0) | 2019.11.04 |
---|---|
더 보이(4K 블루레이) (0) | 2019.10.26 |
더 허슬(블루레이): 여성들의 사기극 (0) | 2019.10.08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블루레이): 끔찍한 젊은날의 기억 (0) | 2019.10.06 |
위도우즈(4K 블루레이) (0) | 2019.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