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돌란 감독의 '아이 킬드 마이 마더'(J'ai Tue Ma Mere, I Killed My Mother, 2009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좌충우돌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 소년이 흔히 그렇듯 엄마에 대한 애증을 그린 영화다.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 보니 엄마의 먹은 모습까지 혐오스럽게 보이고 급기야 죽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그런 주인공을 위로하는 것은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자신을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교사다.
하지만 주인공이 그렇게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한편에는 엄마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남아있다.
언뜻 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비에 돌란 감독은 표현주의 스타일의 재기 발랄한 영상으로 가득 채웠다.
엄마와 통하지 않는 답답한 마음을 한 편으로 몰아넣은 인물의 모습을 통해 표현하고, 박제가 된 나비를 통해 소년의 처지를 그렸다.
마치 반항기 가득한 10대 청소년의 그림 같은 이 작품을 자비에 돌란 감독은 불과 19세 나이에 만들었다.
그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16세 때 썼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각본과 연출뿐 아니라 의상과 주연까지 맡았다.
어려서부터 광고 모델을 한 경력 때문에 연기도 잘하는 돌란 감독은 외모 또한 잘 생겼다.
그만큼 돌란의 다재다능한 솜씨가 빛을 발한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동성애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은 곧잘 퀴어영화로도 분류된다.
그러나 정작 돌란은 퀴어 영화로 보는 시선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퀴어영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아니라 굳이 일반적인 사랑과 퀴어로 구분하는 잣대에 대한 거부감이다.
이 작품으로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린 돌란 감독은 이후에도 '마미' '하트비트' 등 문제작을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우수하다.
색감이 선명하고 디테일이 발군이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포커스가 맞지 않아 윤곽선이 명료하지 않다.
음향은 DTS HD MA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배순탁 작가와 허남웅 평론가가 함께 한 음성해설, 돌란의 단편 영화 '여름의 겨울' 등이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기 드 모파상의 인용글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19세 청년 감독의 자아성찰기이기도 하다.
돌란 감독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예술가가 모파상이다.
담임교사에게 손가락 욕을 하는 주인공. 유럽의 자유분방한 학생들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주인공을 연기한 자비에 돌란 감독은 4세때 제약회사의 TV 광고모델을 하며 연기를 시작했고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각종 TV 시리즈 및 광고, 영화 등에 출연했다.
부동산업자로 등장한 남성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아버지다.
소년의 반항은 마침내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으로 이어진다.
각종 인서트 컷은 소년의 상상과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촬영은 스테파니 앤 웨버 비론이 맡았다. 그는 돌란의 후속작 '하트비트'도 촬영했다.
잭슨 폴락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그림을 그리던 중 진한 키스를 나누는 주인공과 친구.
엄마 역은 앤 도벌이 연기. 그는 돌란 감독의 다른 작품 '마미'와 '하트비트'에도 출연.
소년이 엄마와 결혼하는 상상을 통해 증오 못지 않게 엄마에 대한 사랑도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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