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감독의 '와니와 준하'(2001년)는 동성애, 이복 남매간에 사랑, 혼전 동거 등 지금 봐도 쉽게 다루기 힘든 소재들을 다룬 영화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이니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꽤 민감한 이야기들을 감성적으로 건드린 앞서간 영화이자 금기에 도전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은근슬쩍 묻어두는 스타일이다.
즉 분위기와 정황으로 민감한 이야기를 전할 뿐 보기에 부담스러운 그림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기본 뼈대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일하는 여주인공 와니(김희선)와 시나리오 작가인 준하(주진모)의 사랑 이야기다.
다만 와니를 비롯해 그의 주변 인물들이 범상치 않다 보니 민감한 이야기들이 에피소드처럼 섞여 들었다.
언뜻 보면 이복 남매간 사랑 이야기는 강신재의 단편 소설 '젊은 느티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라는 최고의 낭만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강신재의 소설만큼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 아련하고 감성적인 맛이 있는 영화다.
무엇보다 지금은 적지 않은 나이가 된 스타들의 한창때 풋풋하던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주연배우인 김희선, 주진모는 물론이고 조연으로 출연한 조승우와 최강희의 여드름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는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유선 전화, 로모 카메라, 배불뚝이 브라운관 TV와 LP 플레이어 등 오래된 소품들이 과거의 추억을 돋게 만든다.
불과 10여 년 전 작품인데도 마치 한참 전 옛날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특히 시작과 결말을 수채화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감성적인 시도가 인상적이다.
오래전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영화의 감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전개가 경우에 따라서 밋밋하게 보일 수 있다.
별다른 사건 없이 감정의 흐름에만 의존하는 드라마의 한계일 수 있다.
1080p 풀 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윤곽선이 두껍고 일부 장면은 1990년대에 찍은 영화로 착각할 만큼 뿌옇다.
간간히 플리커링이 나타나며 디테일도 세세하지 못하다.
음향은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요란한 블럭버스터가 아닌 만큼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실사와 애니 비교, 삭제 장면, 리사 오노의 뮤직비디오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시작과 끝을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했다. 주인공 와니의 직업이 애니메이터인 점을 반영한 구성이다.
한창 풋풋하던 시절의 김희선. 주인공 와니를 연기.
주진모가 시나리오 작가 준하를 연기. 지금은 쉽게 보기 힘든 유선 전화가 등장.
김희선은 이 영화 출연을 위해 SBS 드라마 '수호천사' 출연을 포기했다.
여드름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조승우가 김희선의 이복동생으로 등장.
원래 제목은 '쿨'이었으나 KBS에서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바뀌었다.
이복 남매간의 금기시된 사랑이 기저에 깔려 있다.
와니와 준하의 장면 대부분은 춘천에서 촬영.
최강희가 주인공의 후배 역할로 등장.
후반부에 조승우와 김희선이 아버지의 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담양의 메타세쿼이어 길에서 촬영.
촬영은 '친구'와 '형사 듀얼리스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암수 살인' 등을 찍은 황기석이 맡았다.
배우들은 애니메이션 회사 사람들과 오랫동안 합숙하며 공부하고 연기 리허설 등을 같이 했다.
리사 오노가 부른 'I Wish You Love'가 주제가로 등장. 피터 폴 앤 매리의 'Gone The Rainbow'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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