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슈퍼비트판)

울프팩 2005. 7. 26. 21:4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Once Upon A Time In Mexico, 2003년)는 영화를 만화와 오락처럼 극단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체로 생각하는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게임과 만화처럼 주인공들은 날고뛰며 총을 난사한다.

영상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만화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다.
마치 피터 잭슨의 '데드 얼라이브'가 잔혹한 영상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작품 역시 '엘 마리아치' '데스페라도'처럼 떠돌이 기타리스트 마리아치가 주인공이다.
1편을 제외하고 2, 3편은 뛰어난 노래와 기타 연주 실력을 선보인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가 주인공을 맡았다.

제목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를 본떠서 지으라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말을 따라 붙였다는 후문.
그래서 그런지 엔딩 타이틀의 'Special Thanks' 항목을 보면 타란티노 이름이 맨 위에 오른다.

로드리게즈 감독은 이 영화의 대본, 제작, 감독은 물론이고 일부 음악까지 작곡했다.
또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조니 뎁(Johnny Depp), 셀마 헤이악(Salma Hayek),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등 배우들이 직접 노래까지 불렀다.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슈퍼비트판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일반판 DVD에 비해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화질이 개선돼 HD카메라로 촬영한 그림을 잘 받쳐준다.

DTS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 액션 영화를 보는 맛이 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두 가지 축을 따라 진행한다. 그중 하나를 전편인 '데스페라도'에 이어 떠돌이 기타리스트, 즉 엘 마리아치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끌고 간다.
다른 축은 반정부군으로부터 멕시코 대통령을 지키려는 CIA요원 조니 뎁이 맡는다. 반정부군에게 눈이 뽑혀 피를 흘리는 모습은 꼭 '크로우'를 연상케 한다.
무시무시한 다리의 주인공은 멕시코 여배우 셀마 헤이악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반데라스의 아내로 등장한다.
로드리게즈 감독이 작곡한 몇 곡은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 반데라스의 우수에 찬 기타 연주는 서부극 같은 영화 분위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든다.
어설픈 CG효과가 튀는 장면.
이처럼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연출하는 주인공은 1980년대 '헤이'라는 노래로 떼돈을 번 스페인의 세계적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아들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다. 그는 아버지처럼 음반도 취입했다.
로드리게즈 영화의 특징은 만화 같은 액션. 거기서는 오로지 오락성만이 곧 영화적 리얼리티로 귀결된다. 어차피 영화를 환상이라고 전제한다면 말이다.
이처럼 황량한 풍경은 영락없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서부극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는 제대로 된 로맨스가 없다. 오로지 악으로 살아가는 냉혈한들만 득실댄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썰트 13  (0) 2005.08.14
차이나타운  (4) 2005.07.28
개 같은 내인생  (8) 2005.07.22
발지대전투  (7) 2005.07.21
판타스틱 소녀백서  (6) 200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