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캐릭터 디자인이나 거친 선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좋아하지 않는다.
1991~95년에 MTV의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송됐던 피터 정의 대표작 '이온플럭스'도 마찬가지다.
여류 감독 캐린 쿠사마가 실사 영화로 만든 '이온플럭스'(Aeon Flux, 2005년)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기괴한 분위기가 많이 가셨다.
아무래도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다보니 노출 심한 의상과 과도한 폭력, 기괴한 분위기는 많이 줄었다.
대신 이야기도 애매모호해졌다.
이온플럭스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동기 설정이 불분명하고 이야기 전개도 엉성하다.
내용은 먼 미래에 전염병으로 소수만 살아남은 인류가 갇혀사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빅 브라더처럼 도시를 통치하는 세력에 맞서 반란군의 전사로 활동하는 이온플럭스가 도시 통치자를 암살하기 위해 잠입했다가 뜻밖의 비밀들을 발견하면서 사건이 꼬인다.
액션이나 볼거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눈요기거리를 제공하는 '울트라바이올렛' '이퀄리브리엄' 등에 비해 액션과 볼거리도 떨어지는 편이다.
이온플럭스를 맡은 샤를리즈 테론이 다쳐가며 고군분투했으나 기대에 못미친 결과를 낳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기대만큼 좋은 화질은 아니다.
샤프니스가 부족해 중경, 원경의 디테일이 떨어지고 이중윤곽선이 나타난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소리의 방향성, 이동감이 잘 살아있고 저음이 묵직하고 둔중하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의 볼거리는 미래적인 도시분위기다. 그런데 뜻밖에도 대부분의 풍경은 세트가 아니라 독일 베를린, 포츠담 등에서 촬영한 실제 공간들이다. 미래도시 풍경으로 쓰인 계단식 정원은 포츠담의 상수시 공원.
초반부에 키스를 통해 이온 플럭스인 샤를리즈 테론에게 비밀지령을 전달하는 남자 역할은 테론의 실제 애인인 스튜어트 타운센드가 연기.
반란군 지도자 핸들러를 연기한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이온플럭스와 교감하는 장소는 베를린 수의과대학인 트리치나 건물에서 촬영. 1790년에 프리드리히 대제가 말을 돌볼 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건축했다.
이온플럭스가 잠입하는 정부 건물은 베를린의 세계문화관이다.
샤를리즈 테론은 12년 동안 발레리나로 활동했기 때문에 몸이 유연해 액션연기를 무난하게 소화했다고 한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 역할을 맡기 위해 브라질의 카포에라, 이스라엘 무술 마가와 체조 등을 훈련.
노출심한 애니메이션 의상을 상당부분 완화했다.
발을 손처럼 개조한 시산드라를 연기한 소피 오코네도. 그는 '호텔르완다' '에이스벤추라2' 등에 출연.
정부 건물로 등장한 베를린의 풍동. 원형공간인 이곳은 1932~34년에 건설된 이곳은 나치가 항공기연구용으로 사용.
정부지도자들의 회의장소로 나온 베를린의 크레마토리움은 독일 건축가 악셀 슐테스가 설계한 화장터이다. 영화에는 처음 공개됐다.
미래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 공간은 베를린 동물보호소인 티어하임의 강아지아파트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800마리의 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죽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샤를리즈 테론은 정부 청사 잠입장면에서 백핸드 스프링을 연습하다 목으로 떨어져 척추를 다치는 바람에 독일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의상은 미래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오히려 과거인 1940년대 디자인을 채용.
미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티어하임의 외관이다. 벚꽃은 11월에 촬영하다보니 제작진이 임시로 심어놓고 촬영.
제작진이 촬영 장소로 택한 베를린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미래 도시처럼 분단 도시였다. 컴퓨터그래픽은 디지털도메인과 하이드로엑스의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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