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나 감독보다 원작자의 영향이 더 큰 사람이 만화가 강풀이다.
그의 작품이 워낙 웹툰으로 유명하기 때문.
김휘 감독의 '이웃사람'도 마찬가지.
웹툰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어느 마을의 여중생이 살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묻지마 살인과 연쇄살인의 코드가 적절히 섞이면서 여기에 이웃들의 무관심이라는 메시지가 덤으로 얹혔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큼 흥미진진한 소재가 듬뿍 얹힌 이야기는 궁금증을 유발하며 눈길을 붙잡는다.
기본적인 줄거리 외에 인물들도 개개의 사연을 지닌채 살아 있다.
왜 누구는 이웃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누구는 애써 외면하는 지 스토리를 통해 사연들이 풀려 나오면서 영화는 때로는 공포물, 때로는 스릴러의 장르를 오간다.
배우들도 연기도 좋았다.
악당을 연기한 김성균, 건달로 나오는 마동석 등 소위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출연진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참고로, 막판 가방가게에 손님으로 들린 강풀의 깜짝 출연도 흥미로웠다.
탄탄한 스토리와 반짝이는 캐릭터들로 꽉 차 있다면 이미 영화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전해 듣기로는 원작 만화에 비교적 충실한 작품이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결국 원작의 힘이라고 본다.
아쉬운 부분은 중간 중간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
드라마를 살리기 위해 끼워넣은 장면들이 전체적으로 영화의 호흡까지 떨어뜨리는 점은 문제다.
더불어 스릴러에서는 지나친 생략이 개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독이 되는 법인데,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후반부에 들어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하나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볼 만 한 작품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 특히 약자를 보호하려는 사회 공동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시의적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