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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킥 애스2 (블루레이)

울프팩 2014. 3. 5. 19:43

이 시리즈물의 주제가는 가슴이 뛰게 만든다.
헨리 잭맨이 작곡한 선율은 비장하면서도 격동적이어서 피를 끓게 만든다.

그 위로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와 벌이는 처절한 액션은 더 할 수 없이 비장한 주제곡과 잘 어울린다.
바로 그 언밸런스의 미학이 '킥애스' 시리즈의 매력이다.

제프 와드로 감독의 '킥 애스2'(Kick-Ass 2, 2013년)도 마찬가지.
전편이 준 신선함과 충격이 워낙 강렬해 거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리즈가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힛걸이 있다.
전편에는 11세 작은 소녀가 걸쭉한 욕설을 내뱉으며 피가 튀는 잔혹 액션을 구사해 홀딱 반하게 만들었는데, 그의 시원시원하며 거침없는 액션은 여전하다.

다만 세월이 흘러 16세 소녀가 되다보니 예전 같은 깜찍 과격이라는 언밸런스 코드가 희석됐을 뿐이다.
힛걸을 비롯해 이 작품의 슈퍼히어로는 평범한 소시민이라는 점이다.

손에서 거미줄이 나가거나 화난다고 몇 배의 덩치로 커지고 하늘을 나는 신비한 능력도 없고, 비행기든 자동차든 필요한 무기를 척척 만들어 써먹는 갑부도 아니다.
그저 정의감에 불타서 싸구려 쫄쫄이티를 오려 우스꽝스럽고 촌스럽기 그지 없는 옷과 무기를 들고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식이다.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은 힛걸을 제외하고는 대단한 싸움 실력을 갖고 잇는 존재도 없다.
다행히 그들이 상대하는 악당이라고 특출날 것도 없어서 그들의 고만 고만한 싸움은 볼 만 하다.

이처럼 우리들의 삶에 발을 디딘 소시민이나 다름없는 영웅들의 집단 난투극이 이 시리즈의 정체다.
그 속에는 1970년대 격동적인 영웅들의 무용담에 대한 향수와 억눌린 사람들의 분노를 대신 표출하며 통쾌함을 선사하는 대리만족이 녹아 있다.

속편인 이번 작품도 이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으나, 주인공들이 자란 만큼 십대들의 정서를 반영했다.
부모들의 자식 걱정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 소동 등을 악당과 대결하기 바쁜데도 불구하고 틈틈히 끼워 넣다보니 영화가 액션물인지 악동들의 성장담인지 종잡을 수 없게 방향을 잃고 비틀거렸다.

아마도 이 점이 이 영화가 초반 흥행에 실패한 요인이 된 듯 싶다.
그럼에도 클로이 모레츠가 연기한 힛걸은 여전히 매력이 넘친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주제가와 힛걸의 존재만으로도 여러 단점을 덮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제작진들은 3편에서 두 가지 매력적인 요소를 더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쨍한 화질을 자랑한다.
화사한 색감이 살아 있고 밤 장면 등에서 어두운 부분도 디테일이 묻히지 않는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활용도가 좋고 저음이 묵직해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난다.
부록으로 HD영상으로 제작된 또다른 오프닝과 제작과정, 액션장면 연출, 배우와 감독 음성해설 등이 들어 있는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이 시리즈의 힛걸로 뜬 클로이 그레이스 모레츠. 5세때부터 광고모델로 활동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가차없이 손목을 잘라 버리고 쌍절곤을 휘두르는 힛걸의 활약 덕분에 화끈한 액션은 여전하다.
애런 존슨이 연기한 킥애스. 실력이 뛰어난 슈퍼영웅이 아니기에 힛걸의 존재가 더 빛나게 해준다.
크리스토퍼 민츠 플래지가 연기한 악당 마더퍼커. 욕설이라 그랬는 지, 블루레이 한글자막에서는 창작자의 의도를 깡그리 무시한 채 엉뚱하게 마더파더로 이름을 바꿔 놓았다. 그가 들고 있는 파라오드넌스45구경 권총은 캐나다의 찰스 테일러가 의뢰를 받아 만들었다.
슈퍼영웅의 또다른 친구들. 이 작품은 마크 밀러의 만화가 원작이다. 마크 밀러는 처음부터 3부작으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
이 작품의 또다른 깜짝 배우는 짐 캐리다. 그는 슈퍼캡틴 역을 맡아 전편의 니컬라스 케이지의 부재를 메웠다. 슈퍼 캡틴 배역은 원작 만화에서 형제로 나온 스타즈 대령과 스트라이프 중위가 합쳐진 캐릭터다.
구토기계로 건드리는 순간 분수처럼 구토물을 내뱉는 장면은 배우들이 호스가 연결된 분출장치를 입에 물고 연기. 구토물에는 박하향을 섞어 냄새가 덜 나도록 했단다.
고만고만한 악당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인 마더 러시아. 보디빌더인 올가 커쿨리나가 연기. 그는 영어를 할 줄 모른다. 감독이 보낸 페이스북 초청장을 받고 출연. 격투를 해본 적도 없고, 영화 출연도 처음이다.
촬영은 런던과 토론토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진행. 1,2편 모두 영국에서 찍었다.
양 진영의 싸움은 마치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싸움장소가 된 마더퍼커의 창고는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만든 세트다. 원작자 마크 밀러와 존 로미타 주니어도 이 장면에 카메오로 등장.
제프 와드로 감독이 각본도 직접 썼다.
올가의 몸에 박힌 유리는 끝에 자석을 붙이고, 피부에도 작은 자석을 붙여 꽂힌 것 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마치 음료수 광고를 연상케 하는 킥애스의 운동장면.
킥 애스 2 - 겁 없는 녀석들 (슬립케이스 한정판)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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