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시리즈는 SF영화 속에서도 독특한 범주에 속한다.
아들이 아버지를 미래로 보내 자신을 잉태하게 만드는 등 인물들의 관계가 시공간을 왜곡하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물고 물린다.
4편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는 기계들에게 잡혀간 미래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아들이 나서는 이야기다.
말이 되고 안되고는 따질 필요가 없다.
어차피 허구를 바탕으로 출발한 SF 시리즈물이니까.
미래의 아버지가 미래의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다는 1편의 설정은 충격적이면서 기발했다.
그런데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소재의 신선함은 사라지고 요란한 액션만 남았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오토바이로 변하는 기계부터 집채보다 큰 대형 로봇, 사람을 쏙닮은 그럴 듯한 로봇까지 희한한 존재들이 나와 금속과 금속을 부딪치며 대결을 펼친다.
그만큼 영화는 장쾌하고 요란하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결말과 항상 인간을 돕는 우군 역할을 하는 배신형 로봇의 존재까지 전작들의 궤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맥지 감독은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엔딩을 구상했으나,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이유로 다른 엔딩을 선택했다.
원래 구상한 엔딩을 선택했다면 시리즈의 종착역이 될 수 있기에, 이를 피하기 위한 선택인 지도 모르겠다.
시리즈 특유의 기계인간들과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그리고 요란한 액션에 눈이 가는 영화.
즉, 오락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극장판과 감독판 2편을 모두 수록했다.
부감촬영한 장면들을 보면 영상의 디테일이 좋고 샤프니스도 뛰어나 윤곽선이 깔끔하게 떨어진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묵직해 액션물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아 서라운드 효과도 뛰어나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특수효과, 맥지 감독의 부분 해설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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