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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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 (블루레이)

울프팩 2011. 11. 11. 23:16

어떻게 나중에 나온 작품이 1편이 될 수 있을까.
제목 참 희한하게 붙였다...는 생각이 들면 이 작품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Star Wars: Episode1 - The Phantom of Menace, 1999년)은 제목으로는 시리즈의 첫 번째에 해당하는 1편이지만, 제작 순서로는 네 번째 작품이다.
그런데도 1편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내용상 가장 앞선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7년에 처음 내놓은 SF 대서사시 '스타워즈'는 느닷없이 제국군과 저항군의 싸움을 다뤘다.
에피소드 4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이들이 왜 패가 갈려 싸우는 지, 각각의 인물들은 무슨 사연을 다루고 있는 지 언급이 없다.

그저 신기한 볼 것과 희한한 생명체들이 바글거리니, 그 경이로운 상상력에 감탄을 하며 갈채를 보냈을 뿐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조지 루카스는 이야기를 다듬었다.

즉 전쟁의 기원과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배경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에피소드 1이다.

우주의 평화를 깨뜨리는 음모를 파헤치기 위한 기사들이 어느 별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훗날 에피소드 4의 등장인물인 다스베이더, 루크 스카이워커가 어떻게 등장해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지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에피소드 4, 5, 6편의 이야기를 모른다면 재미를 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예 모른다면 처음부터 차곡 차곡 이야기를 짚어본다는 생각으로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컴퓨터그래픽을 듬뿍 사용한 덕분에 70년대 어색한 특수 효과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그림이 화려하다.
아울러 온갖 기괴한 캐릭터와 방대한 우주 전투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이야기 보다는 영상에 대한 의존도가 큰 작품이지만, 연출은 물론이고 각본까지 직접 쓰며 이토록 방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루카스 감독의 상상력을 높이 살 만 하다.
이번에 새로 나온 '스타워즈 컴플리트 사가' 블루레이 박스세트는 에피소드 1부터 6까지 6부작이 디스크 6장에 수록됐고, 따로 부록만 모은 3장의 디스크 등 총 9편의 블루레이로 구성됐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훌륭하다.
DTS-HD 6.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압권이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우수해서 비행정 추격 장면을 들어보면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조지 루카스감독 등 제작진 해설과 배우들의 해설 등 2편의 음성해설에 모두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7,8번째 부록 디스크에는 한글 자막이 없지만 9번째 디스크에는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캐릭터는 레이 파크가 연기한 다스 몰이다. 개성 강한 외모와 화려한 광선검 연기 등이 단연 돋보였다.
현실적으로 연출이 불가능한 장면은 CG로 감쪽같이 만들어 냈다. 한 장면을 넉달 걸려 완성하는 등 CG에 공을 들인 덕분에 영상이 실감난다.
나탈리 포트만. 레옹의 귀엽던 소녀가 이렇게 곱게 자라 여왕을 연기했다.
사실상 이 작품을 끌어가는 두 주인공은 제다이를 연기한 리암 니슨과 이완 맥그리거다. 그들의 광선검 액션은 일본 사무라이를 연상케 한다.
미래의 기구한 운명으로 얽히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만나는 사막 행성 장면은 튀니지에서 촬영.
각 행성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모이는 우주 의회 장면에는 몇 군데에 ET가 앉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오랜 우정을 기리기 위해 루카스 감독이 삽입한 것.
나부 행성의 왕궁 장면 중 클로즈업 된 일부 배경은 이탈리아 카세르타 궁전에서 4일간 현지 촬영한 영상들이다.
멀리 보이는 폭포는 4미터 높이에서 소금을 떨어뜨려 만들었고, 도시 풍경은 매트 페인팅으로 제작.
전투 장면 중 일부 드로이드의 움직임은 모션 캡처 촬영을 했다.
이 작품의 백미는 미래판 탈 것 경주인 포드 레이싱. 경기장은 12미터 크기의 미니어처와 CG를 혼합해 만들었고, 관중은 면봉을 꽂아놓고 그 위치에 CG로 그려 넣었다.
나부행성의 수중 왕국 장면은 감탄이 나올 만큼 CG가 아름답다.
음악은 유명한 메인 테마를 만든 존 윌리엄스가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