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식민지로 삼았던 베트남 영향 때문인지 동양 문화 수용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너그러운 편이다.
68혁명때 모택동을 연호했던 혁명세대들도 그렇지만 '늑대의 후예들' '테이큰' 등 근래의 프랑스 영화들을 보면 동양 무술을 적극 차용했다.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의 '트랜스포터3 라스트미션'(Transporter 3, 2008년)도 마찬가지다.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한 극 중 주인공인 프랭크 마틴은 쿵푸 스타 못지 않은 뛰어난 액션으로 혼자서 수 많은 악당들을 해치운다.
전작에서는 총격전이 많이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총격전보다 맨손 결투에 더 힘을 실었다.
제이슨 스타뎀은 홍콩 배우들 못지 않게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었고 소화기와 쇠파이프 등 주변 도구들을 적극 활용한 생활 무술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입고 있는 셔츠까지 무술 도구로 적극 활용했다.
그만큼 전광석화 같은 액션은 홍콩 영화에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으며 보는 맛이 있다.
이 같은 액션 뒤에는 1980년대 홍콩 무술배우로 활약한 원규가 있다.
원규는 무술감독으로 참여해 제이슨 스타뎀을 홍콩 무술배우 뺨치는 액션스타로 만들어 놓았다.
맨 몸 결투 외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자동차 추격전이다.
주인공인 프랭크 마틴의 직업은 영화제목처럼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트랜스포터다.
쉽게 말해 택배 같은 일인데, 택배보다 훨씬 위험한 일이다.
목숨을 내놓고 사람이나 물건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전달하는 일이니, 경호원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프랭크 마틴은 누가 시켰는 지, 왜 하는 지, 배달하는 물건이 무엇인 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한다.
바로 꾹 다문 입이 수많은 의뢰인이 마틴을 찾는 이유고, 덕분에 2시간 가까운 활극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마틴의 장점은 탁월한 운전 솜씨.
영화를 보면 마틴은 커다란 트럭의 좁은 틈을 한쪽 바퀴로만 달리는 곡예에 가까운 운전 솜씨부터 달리는 기차 위로 자동차가 점프해 착지하는 마술 같은 일까지 예사롭지 않게 구사한다.
여기에 수시로 나타나는 적들과 추격전을 벌이며 아드레날린을 샘솟게 한다.
한마디로 박력 넘치는 결투와 눈이 쫓아가기 바쁠 정도로 정신없는 추격전이 어우러진 '남자' 영화다.
즉 이야기와 메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피와 땀과 스피드로 승부를 건 오락 액션물이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보는 이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덕분에 시리즈물 가운데 전작들보다 많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1080p 풀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입자가 약간 거칠어 보이지만 액션과 스피드를 강조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폭발 장면 등을 보면 폭발하는 순간 사운드도 각 채널로 비산해 흩어지며 저음은 묵직하게 공간을 흔든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스토리 보드, 트랜스포터 직업 설명, 미술세트와 예고편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HD 영상은 아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야기의 발단은 환경폐기물 처리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야기는 환경문제보다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 자동차 추격전은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에서 촬영. 스턴트팀이 좁은 골목길을 달리며 찍었다.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은 2008년 12월 뤽 베송 감독의 전화를 받고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
메가턴 감독은 2편을 연출한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이 친구여서 작품에 관해 의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메가턴 감독은 액션 장면부터 먼저 찍고 나머지 이야기를 촬영했다.
의뢰인이자 악당을 연기한 로버트 네퍼. '프리즌 브레이크'의 악역으로 유명하다.
파리 북쪽에 있는 공장을 카센터 창고처럼 꾸며서 촬영.
윗도리, 셔츠, 허리띠 등 의상을 이용한 다양한 액션이 등장.
메가턴 감독은 어려서부터 킥복싱을 오래 배워 무술이 들어간 액션영화를 찍고 싶어했다.
K-1에서 3년 연속 챔피언을 지낸 2미터가 넘는 거구의 새미 슐츠가 악당으로 등장. 최홍만도 이 역할로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자전거 추격장면은 우크라이나, 시장 장면은 파리 북부에서 찍은 뒤 마치 한 장소처럼 연결했다.
나탈리아 루다코바는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다. 뤽 베송 감독이 뉴욕의 어느 호텔에서 걸어나오는 나탈리아를 보고 나중에 영화에 출연하라고 제의했다. 그 후 나탈리아는 6개월 동안 연기를 배운 뒤 이 작품에 출연했다.
한 쪽 바퀴로만 달리며 두 대의 트럭 사이로 빠져나오는 장면은 스턴트팀이 연출. 제작진은 아우디 S8을 쓰려고 했으나 스폰서인 아우디에서 A8을 제공해 이를 S8처럼 바꿔 놓고 찍었다.
제작진은 A8 W12의 엔진을 벤틀리의 콘티넨탈 GT 엔진을 갈아끼워 사용했다. 원래 W12 엔진은 폴크스바겐에서 만든다.
주인공이 차고 있는 은색 폭탄 팔찌는 세이코 손목시계의 디자인을 참조해서 만들었다.
오데사에서 촬영한 거리 풍경. 감독은 프랑스가 아닌 지역의 로케이션 촬영은 오데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악당은 카포에라 챔피언 출신이다. 다리 위 총격전 장면에서 대전차로켓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와 촬영 일정 때문에 포기했다.
자동차 에어백에 바람을 채워 물 위로 떠오르는 장면은 실제로 가능하다고 한다. 에어백 1개가 1톤의 무게를 물 속에서 들어올린다고 한다.
제이슨 스타뎀은 10년 동안 영국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생활을 했다. 그 외 복싱, 킥복싱, 각종 격투기와 스쿠버 다이빙 등을 하기도 했다.
자동차가 달리는 기차로 점프하는 장면은 야외 평지에서 그린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동차 점프 장면을 찍은 뒤 따로 촬영한 기차 영상을 합성했다.
트랜스포터는 실제로 존재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주로 미국의 사설경호업체, 즉 용병회사들에서 은밀하게 일을 처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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