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 중남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죽은 사람이 300명을 넘었다.
자연재해의 무서움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바람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얀 드봉 감독이 만든 '트위스터'(Twister,1996년)는 바람의 공포를 다룬 작품이다.
오클라호마를 휘젓는 토네이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당연히 영화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회오리 바람이다.
그것도 집을 통채로 삼키고 거대한 유조차와 소를 장난감처럼 허공으로 감아 올리는 엄청난 바람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ILM에서 작업한 컴퓨터그래픽과 제트기 엔진으로 만든 인공바람을 이용해 그럴 듯 하게 토네이도를 묘사했다.
특히 블루레이 타이틀로 감상하면 거대한 회오리 바람의 소리가 압권이다.
그만큼 특수 효과가 별 볼일 없는 내용을 살린 영화다.
특히 미국을 휩쓴 토네이도 재난 소식 때문에 요즘 다시 보면 영화 이상의 의미로 와닿는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최신 영화만큼 디테일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고 소리의 박력이 대단하다.
눈 감고 들으면 재난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뛰어나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토네이도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이 들어 있다.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감독은 '스피드'를 연출한 얀 드봉이 맡았으며,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 제작을 했다. 각본은 '주라기 공원'의 마이클 크라이튼이 담당.
이 작품은 오클라호마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오마주가 나온다. 토네이도 관측기구의 이름은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 이름을 딴 도로시로 지었고, 초반 강아지도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강아지 이름인 토토로 짓고 싶었으나 판권문제 때문에 토비로 바꿨다.
시각효과 담당자는 1987년에 일리노이 주립대 소속 국립슈퍼컴퓨터센터에서 모의 토네이도 실험을 한 경험을 살려 특수 효과를 만들었다.
일부 장면은 실제 토네이도를 촬영.
토네이도가 갈라지는 자매 현상을 묘사한 장면. ILM에서 만든 컴퓨터그래픽이다.
주인공을 맡은 헬렌 헌트와 빌 팩스톤. 배우들은 시끄러운 토네이도 효과음 때문에 귓속에 이어폰을 꽂고 감독의 지시를 들었다.
토네이도 때문에 쏟아지는 우박은 12m 콘테이너 18대로 얼음을 실어와 잘게 부순 뒤 이를 쏟아 부으며 촬영. 뿌연 우박을 표현하기 위해 물에 우유를 섞어 얼렸다.
토네이도 때문에 폐허가 된 마을은 오클라호마의 와키타에 지은 세트다.
거대한 토네이도 바람은 모하비 사막에 버려진 보잉 707 엔진을 가져와 일으켰다.
거대한 유조차가 허공을 날아가는 장면은 크레인으로 실제 트럭을 들어올린 뒤 집어 던져 촬영.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CG가 아닌 실제 유조차를 사용한 장면. 이를 위해 유조차는 알루미늄과 가벼운 타이어를 장착했다.
미국 기상학자들은 텍사스주-네브라스카주-캐나다 중남부를 토네이도 전선으로 부른다. 이 지역은 4월 초부터 여름까지 수많은 토네이도가 출몰한다.
영화는 특히 1974년 4월에 출몰한 다중 토네이도를 재현했다. 당시 148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11개주를 강타하면서 350명이 죽거나 다쳤다.
토네이도 가운데 가장 강한 F5급은 폭이 1.6km에 이르며 풍속이 시속 480km를 넘나든다.
미국은 연간 1,000개의 토네이도가 출몰한다. 과학자들은 순간돌풍이 토네이도를 만든다고 본다.
순간돌풍은 다양한 속도와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수평 회전을 일으켜 발생한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도 출연. 미국의 토네이도는 주로 북쪽에서 내려온 서늘하고 건조한 공기가 멕시코 걸프만에서 불어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는 봄에 형성된다.
멕시코에서 불어온 따뜻한 공기가 구름을 16km 높이까지 밀어올리는 강력한 상승기류를 형성하는데 이때 순간돌풍을 만나면 상승기류는 수직으로 변화하며 뇌우를 형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직경 3~10km에 이르는 회전풍이 메조사이클론을 일으키게 된다.
토네이도의 규모를 나타내는 후지타 스케일(F)은 1971년에 일본계인 테드 후지타 교수가 고안했다. 토네이도로 인한 손상을 토대로 풍속을 측정해 등급을 결정한다. 가장 규모가 작은 F0은 시속 114km 미만으로 손상이 거의 없는 경우이고, 가장 큰 F5는 시속 500km대로 건물을 파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