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패신져57

울프팩 2012. 8. 31. 10:36
좁은 공간에서 인질을 잡은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액션물은 '다이하드'이후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다이하드'가 빌딩을 장악하자 '언더씨즈'와 '언더씨즈2'는 군함과 달리는 기차를 차지했고, 케빈 훅스 감독의 '패신져57'(=패신저57, Passenger 57, 1992년)은 비행기를 점거했다.

나온 시기도 '다이하드'만 1988년으로 앞서있고 '언더씨즈'와 '패신져57'은 모두 92년에 나왔다.
'패신져57'의 영웅은 근육질 흑인배우 웨슬리 스나입스다.

그는 비행기를 납치한 악당들과 맞선 보안요원을 연기해 제법 탄력있는 액션을 선보였다.
이 작품 이후 그는 본격 액션스타로 부상해 '데몰리션맨' '도망자2' '블레이드' 시리즈에 잇따라 출연했다.

영화의 소재는 비행기 납치이지만 악당 두목이 탈옥을 위해 비행기를 수단으로 삼았을 뿐 본격적인 하이재킹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납치하는 과정 등은 승무원의 내부 공모가 있었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제작사가 하이재킹을 표방한 이유는 미국이 1991년 걸프전에서 승리한 이후 점증된 테러 위협과도 맞물려 있다.
구 소련의 붕괴, 걸프전에서 이라크가 패배하면서 세계, 아니 미국의 적은 테러가 돼버렸고, 테러범들이 주목하는 수단 중 하나가 하이재킹이다.

하이재킹 자체는 어설프지만 웨슬리 스나입스가 펼치는 박력있는 액션이 볼 만한 팝콘무비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좋지 않다.
잡티도 보이고 윤곽선이 거칠며, 색감도 뿌옇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예고편, 프로덕션 노트 등이다.

<DVD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좁은 기내에서 액션을 펼친 웨슬리 스나입스. 이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액션은 군대식으로 절도가 있어 딱딱 각이지며 끊어진다.
스나입스는 촬영을 위해 캘리포니아 산악지대에서 미 특수전부대와 함께 훈련했다.
공항 내부는 올랜도 국제공항에서 찍었고, 외부는 올랜도가 혼잡해 1시간 떨어진 샌포드 공항서 촬영.
비행기 내부는 L-1011 제트기를 개조해 촬영.
최초 항공 재난 영화는 1957년에 아더 헤일리 감독이 만든 'Zero Hour'였고, 크게 성공한 작품은 1970년에 딘 마틴, 버트 랭카스터가 출연한 '에어포트'다. 이후 '에어포트 75' '에어포트 77' '콘코드 에어포트 79' 등 시리즈물이 뒤를 이었다.
최초 비행기 납치는 1931년 페루에서 일어났고, 미국에서는 1961년에 처음 발생했다. 하이재킹은 테러리스트들 사이에 적은 비용으로 정치적 목적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됐다.
악당을 연기한 브루스 페인. 1967년에는 9건의 하이재킹이 발생했으나 68~72년 사이 133건으로 급증했다. 이 중 80%는 쿠바로 달아났다. 당시 쿠바는 반미정책으로 미국 비행기납치범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다.
비행기 납치가 늘면서 미국은 1973년 1월에 모든 공항에서 승객들의 화물 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12년 동안 하이재킹은 98건으로 줄었다. 쿠바도 1982년부터 미국의 하이재커들을 감옥에 보냈다.
최초의 국제 테러리스트가 벌인 하이재킹은 1968년 1월에 일어났다. 당시 3명의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은 파리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엘 알 항공을 납치해 알제리로 달아났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하이재킹은 1976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벌인 에어프랑스 납치사건이다. 당시 이디 아민 대통령이 다스리던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착륙한 이들은 일주일 동안 103명의 인질을 억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특공대가 공항을 기습해 7명의 테러리스트들을 죽이고 인질을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인질과 1명의 이스라엘군이 사망했다.
엔테베 공항사건은 척 노리스와 리 마빈이 나온 1986년작 '델타포스'의 소재가 됐다.
미국내 가장 유명한 하이재킹 사건은 D.B.쿠퍼 사건이다. 그는 1971년 11월24일 포틀랜드에서 시애틀로 향하던 노스웨스트오리엔트항공 305편을 가짜 폭탄으로 납치해 20만달러의 돈을 챙긴 뒤 오레곤숲 상공에서 낙하산으로 달아났다. 결국 이 사건은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
1985년 언론인 막스 귄터가 쿠퍼와 함께 살았던 클라라 라는 여인을 인터뷰한 책을 보면 쿠퍼는 낙하할 때 발목이 부러졌으나 애틀란틱시티와 네바다 카지노에서 돈 세탁을 한 뒤 클라라와 뉴욕에서 11년을 행복하게 살았다. 쿠퍼는 1982년 자연사했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패신저 57
캐빈 훅스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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