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TV 시절, 어려서 즐겨봤던 프로가 '디즈니 쇼'였다.
매주 토요일 학교가 파하고 달려 오면 오후 12~1시 사이 방송 시작과 함께 '디즈니 쇼'가 시작됐다.
월트 디즈니에서 자체 제작한 영화나 만화 등을 주로 틀어줬는데, 요정이 나타나 빛나는 가루를 뿌리면 막이 열리며 디즈니 성이 보이면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그때 막을 열었던 요정이 바로 피터팬의 친구 팅커벨이다.
월트 디즈니는 피터팬을 아주 좋아했다.
디즈니는 어려서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좋아했는데, 가장 좋아한 작품이 '백설공주'였고 두 번째가 '피터팬'이다.
그래서 디즈니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백설공주'였고, 두 번째 후보는 당연히 '피터팬'이었다.
그러나 제 2 차 세계대전 발발 등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피터팬은 14번째 장편으로 밀렸다.
해밀턴 러스크, 클라이드 제로니미, 윌프레드 잭슨이 공동 감독한 '피터팬'(Peter Pan, 1953년)은 제임스 매튜 배리가 쓴 원작 동화에 충실하다.
디즈니는 처음에 원작 동화와 배리가 직접 쓴 희곡과 다른 내용으로 바꿔보려고 내용을 고치기도 했지만, 결국은 원작이 어린이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원래대로 돌려 놓았다.
내용은 영원한 소년 피터팬을 따라 웬디와 그의 형제들이 네버랜드로 날아가 해적 후크선장과 싸우는 등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포인트는 동화답게 아이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요정을 만나는 등 꿈 같은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도 점점 잃어가는 어린 시절 동심을 되짚어 보게 된다.
특히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어서 이전 연극이나 흑백 무성영화에서는 불가능한 환상적인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우선 아이들이 와이어 없이 새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연극에선 실체도 없이 조명으로만 표현됐던 팅커벨이 금가루를 뿌리는 아름다운 요정으로 거듭 났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잘 어울린다.
그렇기에 무려 6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익히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이아몬드 에디션으로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HD의 1.37 대 1 오리지널 화면비를 지원하는데, 양 옆에 블랙바를 넣어서 와이드스크린 형태로 만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디즈니의 놀라운 복원력 덕분에 이 타이틀도 화질이 잡티하나 없이 깨끗하고 최신작처럼 색감이 선명하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부록으로 삭제장면과 로이 디즈니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피터팬 이야기 등 풍성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월트 디즈니는 어려서 할머니가 읽어준 동화와 1913년 순회극단 연극을 보고 이 작품에 빠져 들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자였던 제임스 매튜 배리는 1902년에 발표한 소설 '작은 흰 새' 중에 한 부분을 떼어내 1904년 아이들을 위한 희곡으로 각색했고, 이를 다시 '피터팬' 동화 시리즈로 펴냈다. 디즈니 스튜디오의 초안은 원작과 다르게 하기 위해 다소 어둡고 냉소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디즈니가 동화에 어울리지 않다고 보고 원작대로 변경했다. 피터팬이 사는 결코 나이를 먹지 않는 섬 네버랜드. 이 작품은 목소리를 맡은 배우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연기를 했고, 애니메이터들이 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며 동작을 그렸다. 배우들은 애니메이터들이 동작을 그릴 수 있도록 허공을 나는 장면을 줄에 매달려 연기했다. '신데렐라'에서 뛰어난 색채 감각을 선보였던 컬러 아티스트 메리 블레어도 참여했다. 피터팬의 동작은 세계적인 탭댄서이자 발레리노였던 롤랜드 두프리가 연기했다. 후크 선장 목소리는 1930, 40년대 라디오스타였던 한스 콘리드가 연기. 그림은 디즈니 스튜디오의 중흥을 이끈 '나인 올드맨' 즉, 9인방이 그렸다. 월트 디즈니는 밀트 칼, 프랭크 토마스, 존 론즈베리 등 9명의 애니메이터를 9인방이라고 불렀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비판한 9명의 대법원 판사를 비꼰 말을 인용한 별칭이다.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은 다른 아이들을 돌보고 악당들을 혼내주는 등 아버지처럼 행동하고 못된 어른인 후크선장은 심술궂고 충동적인 아이처럼 행동한다. 원작자인 배리는 둘을 비교하며 참된 어른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도록 구성했다. JM 배리는 이 작품을 뮤즈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 영화는 1924년 무성영화로 처음 제작됐는데, 당시 베티 브론슨이라는 여배우가 피터팬을 연기했다. 이 작품 이전의 연극과 영화는 엉성했다. 허공을 나는 장면에서 매달린 줄이 보였고, 개와 악어는 사람이 탈을 쓰고 연기했다. 연극에서는 조명으로만 표현했던 팅커벨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금가루를 뿌리는 뚜렷한 요정으로 재현됐다. 팅커벨이 엉덩이가 커서 마릴린 먼로를 모델로 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당시 먼로는 유명해지기 전이었다. 팅커벨의 모델은 마가렛 케리였다. 웬디 목소리는 이 작품 이전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 목소리를 맡은 캐서린 보몽이 연기했다. 노래와 춤을 곁들이는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답게 뮤지컬 요소가 도입됐다. 이 작품 이전에 나온 연극이나 영화에서는 모두 여성이 피터팬을 연기했는데,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소년이 피터팬을 연기했다. 피터팬 목소리는 당시 디즈니스튜디오의 아역스타였던 바비 드리스콜이 담당. 배리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은 12세 이전에 일어난다"며 "평생 소년 소녀로 남을 수 있기를" 갈구했다. 그만큼 어른들의 경험은 놀라움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경험과 다르다고 봤다.
매주 토요일 학교가 파하고 달려 오면 오후 12~1시 사이 방송 시작과 함께 '디즈니 쇼'가 시작됐다.
월트 디즈니에서 자체 제작한 영화나 만화 등을 주로 틀어줬는데, 요정이 나타나 빛나는 가루를 뿌리면 막이 열리며 디즈니 성이 보이면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그때 막을 열었던 요정이 바로 피터팬의 친구 팅커벨이다.
월트 디즈니는 피터팬을 아주 좋아했다.
디즈니는 어려서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좋아했는데, 가장 좋아한 작품이 '백설공주'였고 두 번째가 '피터팬'이다.
그래서 디즈니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백설공주'였고, 두 번째 후보는 당연히 '피터팬'이었다.
그러나 제 2 차 세계대전 발발 등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 피터팬은 14번째 장편으로 밀렸다.
해밀턴 러스크, 클라이드 제로니미, 윌프레드 잭슨이 공동 감독한 '피터팬'(Peter Pan, 1953년)은 제임스 매튜 배리가 쓴 원작 동화에 충실하다.
디즈니는 처음에 원작 동화와 배리가 직접 쓴 희곡과 다른 내용으로 바꿔보려고 내용을 고치기도 했지만, 결국은 원작이 어린이들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원래대로 돌려 놓았다.
내용은 영원한 소년 피터팬을 따라 웬디와 그의 형제들이 네버랜드로 날아가 해적 후크선장과 싸우는 등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포인트는 동화답게 아이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요정을 만나는 등 꿈 같은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도 점점 잃어가는 어린 시절 동심을 되짚어 보게 된다.
특히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어서 이전 연극이나 흑백 무성영화에서는 불가능한 환상적인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우선 아이들이 와이어 없이 새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연극에선 실체도 없이 조명으로만 표현됐던 팅커벨이 금가루를 뿌리는 아름다운 요정으로 거듭 났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이 잘 어울린다.
그렇기에 무려 6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익히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이아몬드 에디션으로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HD의 1.37 대 1 오리지널 화면비를 지원하는데, 양 옆에 블랙바를 넣어서 와이드스크린 형태로 만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디즈니의 놀라운 복원력 덕분에 이 타이틀도 화질이 잡티하나 없이 깨끗하고 최신작처럼 색감이 선명하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부록으로 삭제장면과 로이 디즈니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피터팬 이야기 등 풍성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월트 디즈니는 어려서 할머니가 읽어준 동화와 1913년 순회극단 연극을 보고 이 작품에 빠져 들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자였던 제임스 매튜 배리는 1902년에 발표한 소설 '작은 흰 새' 중에 한 부분을 떼어내 1904년 아이들을 위한 희곡으로 각색했고, 이를 다시 '피터팬' 동화 시리즈로 펴냈다. 디즈니 스튜디오의 초안은 원작과 다르게 하기 위해 다소 어둡고 냉소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디즈니가 동화에 어울리지 않다고 보고 원작대로 변경했다. 피터팬이 사는 결코 나이를 먹지 않는 섬 네버랜드. 이 작품은 목소리를 맡은 배우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연기를 했고, 애니메이터들이 이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며 동작을 그렸다. 배우들은 애니메이터들이 동작을 그릴 수 있도록 허공을 나는 장면을 줄에 매달려 연기했다. '신데렐라'에서 뛰어난 색채 감각을 선보였던 컬러 아티스트 메리 블레어도 참여했다. 피터팬의 동작은 세계적인 탭댄서이자 발레리노였던 롤랜드 두프리가 연기했다. 후크 선장 목소리는 1930, 40년대 라디오스타였던 한스 콘리드가 연기. 그림은 디즈니 스튜디오의 중흥을 이끈 '나인 올드맨' 즉, 9인방이 그렸다. 월트 디즈니는 밀트 칼, 프랭크 토마스, 존 론즈베리 등 9명의 애니메이터를 9인방이라고 불렀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비판한 9명의 대법원 판사를 비꼰 말을 인용한 별칭이다.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은 다른 아이들을 돌보고 악당들을 혼내주는 등 아버지처럼 행동하고 못된 어른인 후크선장은 심술궂고 충동적인 아이처럼 행동한다. 원작자인 배리는 둘을 비교하며 참된 어른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도록 구성했다. JM 배리는 이 작품을 뮤즈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 영화는 1924년 무성영화로 처음 제작됐는데, 당시 베티 브론슨이라는 여배우가 피터팬을 연기했다. 이 작품 이전의 연극과 영화는 엉성했다. 허공을 나는 장면에서 매달린 줄이 보였고, 개와 악어는 사람이 탈을 쓰고 연기했다. 연극에서는 조명으로만 표현했던 팅커벨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금가루를 뿌리는 뚜렷한 요정으로 재현됐다. 팅커벨이 엉덩이가 커서 마릴린 먼로를 모델로 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당시 먼로는 유명해지기 전이었다. 팅커벨의 모델은 마가렛 케리였다. 웬디 목소리는 이 작품 이전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 목소리를 맡은 캐서린 보몽이 연기했다. 노래와 춤을 곁들이는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답게 뮤지컬 요소가 도입됐다. 이 작품 이전에 나온 연극이나 영화에서는 모두 여성이 피터팬을 연기했는데,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소년이 피터팬을 연기했다. 피터팬 목소리는 당시 디즈니스튜디오의 아역스타였던 바비 드리스콜이 담당. 배리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은 12세 이전에 일어난다"며 "평생 소년 소녀로 남을 수 있기를" 갈구했다. 그만큼 어른들의 경험은 놀라움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경험과 다르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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