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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록키 (DE)

울프팩 2007. 7. 11. 07:58

존 G 아빌드센 감독의 '록키'(Rocky, 1976년)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같은 작품이다.
길거리 건달로 생활하던 무명의 복서인 록키가 세계 헤비급 챔피언과 대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돼 불굴의 투혼으로 멋진 경기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물론 유명세와 막대한 대전료를 번다.
저예산 영화였던 만큼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 신인을 기용한 이 작품은 월남전의 여파로 지쳐있던 미국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면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무명배우였던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속 주인공처럼 일약 스타로 떠오르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제 주인공이 됐다.
아닌게 아니라 록키가 성공의 기회를 잡아 대결을 펼치는 과정이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의 실제 주제는 아메리칸 드림의 허울 뒤에 숨은 행운이기 때문이다.
록키가 제아무리 노력해도 세계 헤비급 챔피언과 대결할 기회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록키에게 그런 행운을 부여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대사에도 있듯이 바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아폴로 크리그다.
무명의 선수를 골라잡아 대결을 벌이는 이벤트로 흥행을 노린 아폴로 크리그는 록키를 흠씬 두들겨 패주고 자신의 명성을 더욱 다질 생각이었다.

 

더불어 무명 선수에게도 기회를 주는 자비를 베풀면 인기 또한 올라가리라는 노림수였다.
영화의 진행을 보면 알 수 있듯 아메리칸 드림은 무조건 노력해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제조건은 바로 선택, 그것도 정부나 기업 등 가진자의 선택이다.
마치 간택을 기다리는 궁녀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서는 행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 바로 '록키'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메리칸 드림은 로또 복권 1등 당첨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비록 아메리칸 드림의 허울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영화의 진행과 관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대단하다.

 

이 작품만큼 스탤론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 작품도 드물었고, 그의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 작품도 흔치 않다.
더불어 사람을 흥분시키는 역동적인 주제곡 또한 훌륭했다.

록키 3,4,5편과 스탤론의 다른 작품을 보면 실망하거나 그를 폄하할 수 있지만 이 작품만큼은 다르다.
비록 허울 뿐인 아메리칸 드림에 매달린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개인이 지닌 불굴의 의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감동을 이끌어낸 훌륭한 작품이며 미국 영화사에 남을 만한 걸작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30년이 넘은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화질이 괜찮은 편.
입자도 거칠고 지글거리며 일부 영상은 뿌옇지만 뒤로 갈 수록 화질이 안정된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은 음량이 약간 작고 전방에 집중돼 있어 사실상 서라운드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새로나온 DE판 DVD는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풍성한 부록을 담고 있다.

 

무려 3개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연습장면, 갖가지 비화가 숨어있는 에피소드 등 내용이 풍성하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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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탤론은 이 영화의 대본을 쓰고 직접 주연까지 맡아 스타가 됐다. 촬영은 75년 12월에 시작해 28일만에 끝났다. 100만달러의 제작비로 모든 것을 마쳐야 했기 때문에 신인을 기용해 실제 거리에서 후다닥 찍었기 때문.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작 부분에서 대전 상대였던 스파이더는 최근 개봉한 '록키6'에도 등장. 스파이더 역은 남미 복싱 챔피언을 지낸 페드로 로벨(오른쪽)이 맡았다. 그는 록키와 시합 장면을 찍으며 실제로 많이 맞았다고.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저예산 작품이다보니 실제로 스탤론의 아버지, 동생 등 가족이 총출동한다. 길거리 청년들 가운데 스탤론의 동생 프랭크 스탤론(왼쪽에서 세번째)이 보인다. 청년들 또한 프랭크 스탤론이 몸담은 합창단 멤버들. 프랭크 스탤론은 '람보' '록키3' '록키6' 등의 삽입곡을 불렀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들은 모두 스탤론의 실제 사진. 미식축구 선수 및 육상선수시절 시합에 나갔던 모습들이다. 그가 상체를 건들거리고 끊임없이 손을 흔들며 걷는 모습은 눈여겨본 권투 선수를 흉내낸 것.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의 매니저 겸 코치를 맡게되는 믹키는 LA의 전설적인 도장 주인 하위 스타인들러가 실제 모델. 이 장면은 LA 레주렉션 체육관에서 촬영.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탤론은 이 영화 촬영당시 30세였다. 아내는 임신중이었고 수중에 가진 돈은 106달러가 전부여서 기르던 개까지 팔 생각을 했다. 다른 영화 출연 섭외차 제작자를 만난 그는 정작 영화 출연은 실패했지만 3일만에 이 작품의 대본을 쓰고 주연까지 맡아 스타가 됐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에게 훈계를 듣는 소녀 마리는 6편인 '록키 발보아'에서 아이를 가진 여성으로 다시 등장.사용자 삽입 이미지

숱한 오디션 끝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아폴로 크리그 역으로 선발된 칼 웨더스. 원래 아폴로 역은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권투선수 켄 노튼이 할 예정이었으나 켄이 출연료가 적다며 거절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의 친구이자 처남이 되는 폴리 역을 맡은 버트 영. 그는 실제 프로복서 출신이다. 그는 관절염을 앓아 우울한 폴리를 표현하기 위해 항상 목을 구부리고 다니고 테레빈유를 마셔서 늘 불쾌한 기분을 유지했다. 또 손에 테레빈유를 발라서 피부가 당기도록 만들어 자신이 관절염을 앓고 있는 역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의 애인 애드리언 역을 맡은 탈리아 샤이어는 이 작품으로 뉴욕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 스케이트 경기장 장면도 엑스트라를 동원할 돈이 없어 일부러 빈 경기장에서 촬영. 오히려 결과는 더 낳았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는 대부분 필라델피아 길거리서 촬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작사는 스탤론에게 대본 구입비로 36만달러를 제시했으나 무일푼인 스탤론은 자신을 주연으로 써달라며 이를 거절했다. 제작사는 무명 배우를 기용하는 모험의 댓가로 제작비를 100만달러로 제한했고, 스탤론에게는 박봉의 실비만 지급했다. 이후 영화가 성공하며 스탤론은 영화 흥행수익의 10%를 챙겼다. 스탤론의 선택이 옳았던 셈.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가 개봉한 76년은 땅콩장수 출신 카터가 대통령에 당선 된 해였다. 그만큼 미국은 지치기도 했지만 뭔가 하면 될 수 있을것이라는 분위기가 꿈틀거렸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심포니이며, 록키는 권투장갑을 낀 신데렐라인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본을 본 제작사들은 록키 역에 라이언 오닐, 버트 레이놀즈, 로버트 레드포드 등을 생각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믹키역은 '대부2'의 리 스트라스버그에게도 제의했으나 출연료 때문에 무산되고 버제스 메레디스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97년 사망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에서 인상적인 장면. 날계란 6개를 깨뜨려 한꺼번에 마시는 장면. 건강에는 안좋다. 스탤론은 이 작품을 찍기 전까지 월세 70불짜리 작은 방에 살며 실제로 매일 아침 일어나면 계란 6개를 깨뜨려 마셨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는 냉동 육류창고에서 소고기를 두들기며 복싱 훈련을 한다. 이 장면은 스테디캠을 사용해 마치 보는 사람이 냉동창고에 있는 것처럼 현장감이 느껴진다. 스테디캠 발명가인 가렛 브라운은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스테디 캠을 사용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테디캠을 발명한 가렛 브라운은 원래 포크가수가 꿈이었다. 움직이는 촬영을 좋아해 스테디 캠을 발명. 스테디 캠은 촬영자가 몸에 부착해 움직이며 찍을 수 있는 카메라. 짐벌로 카메라의 균형을 맞추고, 스프링이 달린 암을 작동해 카메라를 움직인다. 촬영 장면은 장치에 부착된 모니터로 본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68kg의 불마스티프종 개는 실제 스탤론이 키우던 개다. 역시 개 출연료를 아끼려고 기르던 개를 출연시켰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의 특징은 무하마드 알리처럼 팔을 늘어뜨리는, 즉 가드를 내리는 자세. 특히 록키는 상대의 얼굴보다 몸통을 잘 두드린다. 영화 '분노의 주먹'의 실제 모델인 제이크 라모타가 바로 몸통 전문이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명한 록키 주제곡이 흐르던 훈련 장면. 스탤론은 실제 필라델피아 거리를 달렸다. 보이는 사람들은 배우가 아닌 실제 주민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악을 맡은 빌 콘티는 도입부에 트럼펫 6개가 일제히 울려퍼지는 힘찬 멜로디의 주제가로 유명해졌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의 상징같은 유명한 장면. 가렛 브라운이 필라델피아 박물관을 따라 올라가며 스테디 캠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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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포스터의 붉은 색 트렁크는 의뢰 업체에서 잘못 그린것. 그러나 다시 그릴 제작비가 없어서 록키가 "트렁크 색이 잘못됐다"는 말을 하고, 프로모터가 "상관없지 않느냐, 아무도 관심없다"는 대사로 눙치고 넘어갔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의 막판 대결장면은 실제 모델이 있다. 바로 무하마드 알리와 척 웨프너의 시합이다. B급 선수였던 척은 알리를 다운시키며 격전을 벌였다. 스탤론은 이 시합을 보고 대본을 썼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합장면에 동원된 엑스트라는 200명이 전부. 이들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꽉찬 것처럼 연출.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 이전까지 무명배우였던 칼 웨더스는 프로 미식축구 선수출신이다. 너무 일찍 선수를 그만두는 바람에 배우를 시작했다. 다행히 그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연극영화과 출신.사용자 삽입 이미지

록키의 가운 역시 포스터처럼 잘못 제작된 것. 스탤론의 몸치수보다 훨씬 크게 제작됐다. 스탤론은 영화에서 "가운이 크다"는 말로 눙치고 넘어갔다. 왼쪽의 뚱뚱한 트레이너 역할은 실제 트레이너 알 살바니가 직접 출연. 그는 제이크 라모타, 록키 마르시아노와 함께 일한 전설적인 인물이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엑스트라 부족을 위해 삽입한 인서트 컷. 이 장면은 실제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알리의 시합 중계장면이다. 여기 찍힌 관중장면을 슬쩍 끼워넣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설적인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복서 조 프레이저가 잠깐 출연.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대결에서 록키와 아폴로는 8온스 글로브를 사용. 지금은 큰 부상을 우려해 세계권투협회에서 착용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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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와 아폴로의 시합은 영화속에서 "원시인과 기사의 대결"로 묘사된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렛 브라운은 이 작품이후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분노의 주먹'에도 촬영감독으로 기용됐으나 경기 장면이 '록키'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렛 브라운이 발명한 스테디 캠은 영화사의 중요한 장비가 됐다. 전설적인 촬영감독 콘라드 홀도 스테디 캠을 구입해 '마라톤맨'에서 사용.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의 스틸 사진은 스탤론의 당시 아내가 촬영. 스탤론의 어머니는 점성술사였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가 얼마나 급하게 촬영됐는지 알 수 있는 장면. 곳곳에 촬영중인 카메라맨의 모습이 보인다. 아래 초록색 불이 켜진 부분이 바로 스테디 캠. 하늘색 조끼를 입고 있는 사람이 촬영중인 가렛 브라운이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렛 브라운은 와이어에 부착해 허공을 나는 스카이캠, 아틀란타 올림픽 수영경기서 쓰인 모비캠, 스카이다이버들이 사용하는 다이브 캠도 발명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존 G 아빌드센 감독은 두 배우의 리허설 장면을 8미리 카메라로 먼저 촬영해 보여준 뒤 동작을 수정하도록 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 살바니가 면도칼로 퉁퉁 부은 눈꺼풀을 째서 눈을 뜰 수 있게 해주는 장면. 1970년대에는 가능했지만 요즘은 금지됐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록키가 졌기에 오히려 현실성이 있었고 감동적이었다.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끝까지 견딘다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감독, 작품, 남우주연, 여우주연, 남우조연, 편집, 음악상 등 무려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그중 작품, 감독, 편집 3개 부문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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