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어거스트 러쉬

울프팩 2008. 7. 11. 20:49
커스틴 쉐리단 감독의 '어거스트 러쉬'(August Rush, 2007년)는 참으로 황당한 영화다.
아예 대놓고 코미디물이나 SF를 표방하고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그러려니 할텐데, 굉장히 진지한 척하며 감동을 가장하고 있기 때문에 어이가 없다.

쉐리단 감독은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시작해 음악이 맺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집착이 만사를 해결하는 요술지팡이가 될 수는 없다.

감독이 음악이라는 매개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주인공 소년인 어거스트 러쉬(프레디 하이모어)는 모짜르트, 베토벤, 하이든을 모두 섞어놓은 듯한, 거의 음악의 신 뮤즈에 가까운 신동이 돼버렸다.
생전 처음 보는 기타와 파이프 오르간을 수십년 갈고 닦은 전문 연주가들 못지 않게 훌륭하게 연주하고, 계명을 처음 배운 소년이 장대한 교향곡을 작곡한다.

과장도 어느 정도래야 그러려니 할터인데, 허풍이 너무 심하다.
그것도 굉장히 진지하게 허풍을 치니 마치 사기꾼의 거짓말에 놀아나는 것처럼 은근히 짜증과 불쾌함이 일 정도.

그래서 영화는 이렇다 할 재미와 감동, 교훈도 주지 못한 채 설익은 웃음만 나오는 허망한 작품이 돼버렸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샤프니스가 높지 않아 중경이나 원경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사운드 디자인이 아주 잘 돼 있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아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있으며 음이 부드럽게 확산된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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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어거스트 러쉬를 연기한 프레디 하이모어. '투 브라더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에 출연했다. 올해 나이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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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를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그야말로 자연이 빚는 예술이다. 부감으로 잡았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살았다. 영상은 존 매디슨 촬영 감독의 솜씨. '글래디에이터' '한니발' '오페라의 유령' 등을 찍은 유명한 촬영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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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이별을 하는 부모 역을 연기한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케리 러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슈팅 라이크 베컴'에서 축구 코치 역할을 했다. 케리 러셀은 '미션 임파서블3'로 낯이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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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동답게 생전 처음 보는 기타를 거문고처럼 두드려 연주한다. 언뜻 최소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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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교회 합창단은 할렘의 임팩 합창단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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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일부 노랫말이 번역이 안돼있다. 노래 가사가 극중 인물들의 심경을 반영하는 만큼 대사 못지 않게 중요하므로 번역이 안된 점은 문제다. 예전 미주노선 비행기에서 이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모든 노래 가사가 우리말 더빙이 돼 있었다. 더빙은 그렇지만 번역 자막을 넣어줬어야 하는데 누락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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