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여류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만든 '의지의 승리'(Triumph of The Will, 1935년)는 프로파간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34년 9월5일 독일 뉘른베르크시에서 열린 나치 전당대회를 담은 1시간 50분 분량의 기록물이다.
리펜슈탈은 교차편집과 대비되는 앵글,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영상 등을 이용해 제목 그대로 강인한 나치의 의지와 이를 바라보는 독일 국민들의 기대를 절묘하게 담았다.
내용을 떠나 그림만으로 보는 이를 격동시키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기대와 벅찬 환희 등을 절로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에 리펜슈탈은 히틀러와 괴벨스 생전에 총애를 받아 2차 세계대전후 전범 재판을 받고 수용소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52년 풀려난 그는 일반 극영화를 만들기도 했으나 별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의지의 승리'와 손기정 옹이 마라톤 금메달을 딴 베를린 올림픽을 담은 '민족의 제전' 등 2편의 기록물 만큼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가를 인정받으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기록영화와 선전물에 익숙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별다른 감흥을 못 느낄 수도 있으나 이 작품이 그동안 본 각종 선동 선전물의 시초가 된 교과서 같은 작품이라는 의미를 알고 본다면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한글판으로 출시된 DVD는 4 대 3 풀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화질은 70년전 작품인 만큼 당연히 안좋다.
세로줄, 잡티 등이 보이지만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의외로 잘 나온 편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을 지원한다.
최근 출시된 우리말 자막 DVD는 번역이 약간 이상하다.
문맥도 문맥이지만 이름 등을 어색하게 번역한 곳이 많다.
<파워 DVD 캡처 샷>
나치 당원들의 도착 모습과 환호하는 시민들의 교차 편집을 통해 나치당의 지지를 몽타주 기법으로 표현했다.
리펜슈탈은 36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촬영한 뒤 8개월 동안 편집을 했다.
전당대회는 작고한 폰 힌덴부르크 독일 대통령에 대한 나치당 2인자인 루돌프 헤스 부총통의 추모사로 시작된다. 헤스는 영국대공습이 시작되기전 단신으로 비행기를 몰고 영국에 착륙, 체포돼 죽을때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종전 협상을 하기 위해 처칠 수상을 만나러 간것으로 알려졌으나 히틀러는 그를 정신병자로 몰아붙이고 당에서 제명했다.
이후 당 간부들의 연설 요지를 간략하게 편집한 영상이 이어진다. 괴벨스와 앙숙이었던 율리우스 슈트라이허는 반유대주의로 대표되는 나치의 인종주의 이론을 완성한 인물이다.
선전 선동의 귀재로 불리는 요제프 괴벨스 박사. 그는 나치 제국의 선전상을 맡아 제국 대변인 노릇을 했다. 괴벨스는 처음으로 영화와 방송의 위력을 간파하고 이를 적절히 선전 선동에 활용한 인물이다. 이 작품의 제작을 맡긴 것도 괴벨스다. 그는 종전 직전 히틀러의 지하 벙커에서 온 가족과 함께 자살했다.
대회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과 당원들
각종 군기와 당기로 가득찬 행진 장면. 이를 '깃발의 바다'라고 불렀다.
재미있는 것은 군의 기동훈련 시범 장면. 바그너의 음악과 각종 병기의 움직임이 마치 춤을 추듯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알베르트 슈페어가 디자인한 전당 대회장은 밤이면 초대형 서치라이트들을 하늘로 쏘아올려 장엄한 빛의 기둥을 늘어세워 '빛의 궁전'으로 불렸다.
친위대 수장이었던 하인리히 히믈러. 유대인 말살정책의 실질적인 지휘자였다.
밀리터리 마니아들 사이에 '파파'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무장친위대의 제프 디트리히 장군. 히틀러와 당원, 군대의 모습은 올려다보는 하이 앵글로 잡아 권위적이며 위압적인 힘을 보여줬고 군중들의 모습은 내려다보는 로우앵글로 잡아 히틀러와 당을 우러르고 따르는 추종의 의지를 담았다.
전당대회 폐막식 모습.
괴벨스의 연설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송곳처럼 폐부를 찔렀다면, 히틀러의 연설은 끓어오르는 듯한 사자후로 태풍처럼 휘몰아치며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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