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를 진학하던 1983년에 교복 자율화가 됐다. 그전까지는 영화 '친구'처럼 검은 교복을 입고 머리를 밀고 다녔다. 그러다가 교복을 벗게되니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이들은 제 세상을 만난 양 외모에 멋을 부렸고, 그 결과 '조다쉬' '나이키' '프로스펙스' '미즈노' 등 소위 학생들 사이에 알아주는 브랜드가 등장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일탈을 막기 위해 방과 후에는 당구장, 오락실, 극장 순례가 일과처럼 주어졌다. 그마저도 숨이 막힌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화장실에 숨어 담배를 피웠고 담을 타넘어가서 술을 마셨다.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백판을 사다가 당시 금지곡들을 들었다. 애지중지하며 가방 속에 넣고 다녔던 워크맨도 당시 패션 아이콘이었다. 조근식 감독의 '품행제로'(2002년)는 혼돈과 추억의 8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