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상경 7

극장전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매사에 시큰둥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이 나온다. '생활의 발견'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오 수정' 등 그의 작품들을 보면 배우들은 느닷없이 화를 내고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건다. 이를 보는 관객들은 당황스럽다. 배우들의 엉뚱한 모습이 마치 관객에게 도전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홍 감독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통해 관객에게 '영화를 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를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의 6번째 작품 '극장전'(2005년)도 마찬가지다. 엉뚱한 인물들의 대화와 상황이 빚어내는 당혹감은 전작들과 마찬가지지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만큼 유머러스하지 않다. 더 이상 놀랍거나 신기..

내 남자의 로맨스

'울랄라 시스터즈' 감독, '죽어도 좋아' 기획, '노랑머리 2' 조연, '단적비연수' 각본... '내 남자의 로맨스'(2004년)가 그저 그렇기에 박제현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들춰봤다. 예상대로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은 여러 로맨스 영화에서 흥행 공식을 따온 흔적이 역력하다. DVD 타이틀에 실린 음성해설을 들어보니 기획자도 '브리짓 존스의 일기'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등 로맨틱 코미디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명 톱스타가 끼어들어 삼각관계를 빚는 설정만 다를 뿐 사이사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어중간한 코미디와 눈물 사이를 오가는 김정은과 김상경의 연기도 늘 보던 상투적인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극장에서 봤을 때나 DV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