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매사에 시큰둥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이 나온다. '생활의 발견'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오 수정' 등 그의 작품들을 보면 배우들은 느닷없이 화를 내고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건다. 이를 보는 관객들은 당황스럽다. 배우들의 엉뚱한 모습이 마치 관객에게 도전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홍 감독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통해 관객에게 '영화를 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를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의 6번째 작품 '극장전'(2005년)도 마찬가지다. 엉뚱한 인물들의 대화와 상황이 빚어내는 당혹감은 전작들과 마찬가지지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만큼 유머러스하지 않다. 더 이상 놀랍거나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