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랄프 파인즈 9

타이탄의 분노 (블루레이)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타이탄의 분노'(Wrath of The Titans, 2012년)는 영화로서는 실망스럽지만 블루레이 타이틀로서는 볼 만 하다. 반신반인 영웅 페르세우스가 온갖 괴물과 벌이는 사투가 귀청을 찢을 듯한 요란한 음향과 함께 펼쳐지기 때문. 한마디로 볼거리와 화려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전편에 이어 페르세우스가 지옥으로 무대를 옮겨 위기에 처한 제우스 신을 도와 거인족의 크로노스를 무찌르는 내용. 외눈박이 괴물 사이클롭스, 머리가 둘 달린 키메라, 몸뚱이가 둘인 지옥의 마카이 등 희한한 괴물부터 불덩어리 자체인 크로노스까지 기기묘묘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화면을 수놓는다. 여기에 미로처럼 얽혀서 벽들이 사방으로 움직이는 지옥의 감방 타르타로스까지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

타이탄의 분노 3D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타이탄의 분노 3D'는 여러가지로 실망스런 영화다. 초인적 힘을 지닌 제우스의 아들 페르세우스가 지옥의 감옥에 갇힌 신들의 왕 제우스를 구해내고, 풀려난 크로노스와 대결을 펼치는 내용.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롭스, 키메라 등 컴퓨터그래픽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괴물들이 나와서 시종일관 귀가 먹먹할 정도로 때려부수는 장면 외엔 남는게 없다. 그만큼 물량 공세로 승부를 건다. 덕분에 전작보다 3D 효과는 요란하다. 특히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설계한 거대한 지옥의 지하 감옥 타르타로스와 불을 내뿜는 키메라, 거대한 크로노스 등의 모습은 입체 효과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놀이 공원도 아니고, 입체 효과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는 일. 결정적으로 내용이 빈약하..

영화 2012.04.01

타이탄 (블루레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영웅 페르세우스는 신들의 왕 제우스와 인간인 공주 다나에 사이에 태어난 반인반신이다. 그는 메두사의 목을 베고,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를 돌로 만들어 아틀라스 산맥을 형성했으며, 에디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와 결혼해 고대도시 미케네를 건설했다. 이후 그가 다스린 미케네는 페르시아 왕국으로 번영했으며, 그는 후손인 페르시아 왕들의 시조가 됐다.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의 영화 '타이탄'(Clash of the Titans, 2010년)은 페르세우스의 전설을 필름에 담았다. 원작은 그리스 신화이지만 영화의 토대는 B급 영화의 거장인 레이 해리하우젠이 1981년에 만든 동명 영화다. 이 작품을 좋아했던 리터리어 감독은 이를 다시 리메이크했는데 그리스 신화는 물론이고 원작과 작..

허트로커 (블루레이)

우리가 북한을 소재로 다룰 때 조심스럽고 부담스럽듯, 미국에게는 중동이 그렇다. '람보'처럼 화끈하게 때려부수는 오락 영화가 아니라면 진지하고 정치적인 접근은 관점과 생각에 따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The Hurt Locker, 2008년)는 조심스런 선택을 했다. 미군 폭발물 제거반(EOD)의 모습을 통해 중동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미군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다. 요란한 액션이나 총격전은 없지만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위험한 곡예를 펼치듯 폭발물을 해체하는 EOD의 모습은 전쟁 영화보다 더 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며 중동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물론 그 시각이 미군 일변도의 단편적이라는 점이 문제지만 상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