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16

올리버 스톤의 킬러 - 무삭제 감독판 (블루레이)

1995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든 '올리버 스톤의 킬러'(Natural Born Killers, 1994년)가 국내 개봉할 때 말이 많았다. 94년 미국 개봉 때도 영화협회 심의에서 여러 장면이 잘려나갈 만큼 폭력성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워너는 95년 초 당시 공연윤리위원회에 이 영화의 수입 심의를 신청했으나 잔인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그러자 3월에 제목을 '내추럴 본 킬러스'에서 '올리버 스톤의 킬러'로 바꿔 재심의를 신청해 통과했다. 이를 두고 우리 영화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우리 영화계는 "공윤이 폭력 심의를 강화한다며 우리 영화 '해적'은 무참히 가위질해놓고 이보다 훨씬 폭력적인 외국 영화 수입을 허용했다"며 공윤을 비난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토록 말이 많았을까...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

아서 코난 도일의 명작 '셜록 홈즈' 시리즈의 팬이라면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2011년)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희대의 명탐정 셜록 홈즈를 007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설정대로라면 셜록 홈즈는 복싱과 일본식 무술인 바리츠, 변장술에 능하긴 하지만 영화처럼 매트릭스식 액션을 구사하는 것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에 홈즈를 돕는 의사 왓슨은 기관총과 대포까지 난사하며 영화를 미스테리극이 아닌 전쟁물로 바꿔 놓았다. 코난도일이 쓴 어떤 작품에도 이런 황당무계한 내용은 없다. 제작진이 참고한 작품은 '셜록 홈즈의 회상록'이라는 단편집에 실린 '마지막 문제'다. 이 작품은 범죄 세계 대왕인 모리어티 교수와 셜록 홈즈가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영화 2012.01.07

아이언맨2 (블루레이)

사람이나 기계 모두 업그레이드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만큼 나아지고 좋아진다면 발전이고 진화다.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2'(Iron Man 2, 2010년)는 발전하고 진화한 슈퍼 영웅을 보여준다. 전편보다 요란하고 근사하게 바뀐 슈트를 비롯해 파워도 더 세졌다. 더불어 친구들도 생겼다. 여벌로 만들어 둔 아이언맨 슈트를 친구인 로즈 대령(돈 치들)이 입고 나타나 아이언맨을 돕는다. 여기에 요염한 스칼렛 요한슨이 눈이 빙빙 돌아가는 무술을 구사하는 특수 요원으로 등장한다. 악당들도 강해진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야 주인공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슬링 선수같은 미키 루크가 러시아 출신의 머리도 뛰어난 악당 역을 맡아 무시무시한 전자 채찍을 휘두르는 악역을 맡았다. 혼자서도 아이언맨을 이..

솔로이스트

조 라이트 감독의 '솔로이스트'(The soloist, 2009년)는 LA타임스의 기자 스티브 로페즈가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노숙자 나다니엘 에이어스에 대해 쓴 연재 칼럼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바이얼린을 잘 켜는 노숙자 에이어스는 알고 봤더니 줄리어드 음대 중퇴생이었다. 어떻게 줄리어드 음대에 들어갈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가 노숙자가 됐을까. 순전히 기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진솔한 친구가 되는 감동 스토리로 끝을 맺는다.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기사를 쓰기 위해 만났다가 인간적 친구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만큼 서로 인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즉 정서적 교감이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직업적인 공감이 가는 작품이다. 특히 스티브 로페즈 기자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하..

아이언맨 (블루레이)

아이언맨과 배트맨은 서로 닮았다. 주인공이 억만장자이고, 무엇보다 초인적인 능력을 부단한 노력과 과학의 산물을 통해 얻었다는 점이 그렇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점은 배트맨처럼 심각하지 않다는 것. 존재의 정당성과 절대 선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며, 초인이 되는 순간을 마치 오락처럼 즐긴다. 그렇기에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Iron Man, 2008년)은 원작인 마블코믹스 만화처럼 흥겹고 신나게 즐기면 된다. 내용은 천재 과학자이면서 군수 산업으로 떼돈을 번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갑옷을 입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 슈퍼 히어로물 답게 요란한 액션 씬과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화려하게 만든 특수효과가 볼 만 하다. 아예 처음부터 시리즈를 작정하고 만든 작품이어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