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론 펄만 7

아프로 사무라이 & 아프로 사무라이 레저렉션 (블루레이, 디렉터스 컷)

키자키 후미노리 감독의 '아프로 사무라이'(Afro Samurai, 2007년)와 속편격인 '아프로 사무라이 레저렉션'(Afro Samurai Resurrection, 2009년)은 독특한 제목 만큼이나 특이한 저패니메이션이다. 전통적인 사무라이 영화에 힙합 음악이 뒤섞이면서 시대와 국적을 알 수 없는 퓨전 작품이 돼버렸다. 내용은 최고의 검객을 뜻하는 1번 머리띠를 차지하기 위한 사내들의 싸움을 그렸다. 그런데 설정이 독특하다. 우선 주인공 사무라이는 검은 피부의 흑인이고, 악당은 기다란 쌍권총을 휘두른다. 언뜻 보면 일본 전국시대 같은데, 로봇도 등장하고 노인들은 휴대폰과 MP3를 들고 다닌다. 액션도 화끈하다. 앞뒤 안가리고 휘두르는 칼날에 피가 난무하고 신체가 조각난다. 그림의 정교한 맛은 떨어지..

에이리언4 (블루레이)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만든 '에이리언4'(Alien: Resurrection, 1997년)는 돌연변이 같은 영화다. 시리즈 가운데 에이리언의 특성에서 가장 많이 이탈한 작품이다. 특이한 신체구조와 생존 방식으로 거의 무적의 생물체로 군림했던 에이리언은 사람과 이종교배되면서 사람도 아니요, 에이리언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가 돼버렸다. 여기에 사람의 지능과 감정을 갖고 인간과 교감하는 설정은 에이리언 고유의 독창성과 본류에서 어긋난다. 어찌보면 신선한 시도이지만 에이리언 1편에서 맛봤던 강렬한 충격이 씻겨지는 느낌이어서 실망스럽다. 이 같은 일탈은 아마도 4편까지 이어지며 할 만한 이야기는 거의 다 털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죽은 리플리까지 되살려낸 20세기폭스사는 급기야 감독마저 할리우드가 아닌 프랑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