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류 치슈 7

동경여관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여관’(1935년)은 쉽게 보기 힘든 일본의 무성영화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등 서양 무성 영화는 많지만 동양 무성영화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다. 그만큼 이 작품은 오래됐다.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3대 감독 중 하나인 오즈 야스지로는 어려서부터 학교를 가지 않고 영화를 보러 다녔다. 그 바람에 촬영 감독 조수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그는 1927년부터 감독이 돼서 죽기 전 해인 1962년까지 55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그 가운데 비교적 그의 무성영화 후기작에 해당된다. 아내가 달아난 뒤 홀로된 가장이 두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도쿄를 떠돌며 일자리를 구하는 내용. 이 과정에 역시 딸아이를 데리고 홀로 떠도는 여인을 만난 가장은..

동경이야기

참으로 가슴이 먹먹한 영화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1953년)는 노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잔잔한 이야기로 큰 울림을 준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을 "위대한 감독일 뿐 아니라 위대한 선생님"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을 보면 그 말에 절로 공감이 간다. 10년 마다 세계 명작 순위를 메겨 유명한 영국 영화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는 올해 발표한 리스트에서 1위 히치콕의 '현기증' , 2위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에 이어 3위로 '동경이야기'를 꼽았다. 이처럼 앞다퉈 이 작품을 명작의 반열에 올려 놓는 까닭은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자식들을 모두 분가시킨 노부부가 자식들을 찾아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