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클 베이 13

트랜스포머3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3'는 내용을 이야기하는게 무의미하다. 어차피 원작이 장난감 회사의 마케팅 차원에서 출발한 애니메이션인 만큼 영화 또한 그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세 번째 시리즈인 이 작품도 별다른 내용이 없다. 전작들처럼 인류와 동맹을 맺은 오토봇과 지구를 정복하려는 디셉티콘 사이의 기름 튀기는 싸움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승부수는 뻔하다. 전작보다 얼마나 볼거리가 화려해졌냐는 것. 그런 점에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온갖 괴상한 로봇들이 튀어나와 굉음을 울리며 스크린을 누빈다. 여기에 3D 기술까지 입혀 놓으니 깊숙한 스크린 속에서 날아다니는 기계 파편들을 쫓느라 눈이 어지럽다. 한마디로 3D 기술은 꽤 그럴 듯 하지만 꼭 3D로 봐야할 만큼 구미가 당기지..

영화 2011.07.01

아마겟돈 (블루레이)

세기말이라 그런지 90년대 후반에는 지구 종말을 다룬 재난 영화가 여러 편 등장했다. 그 중 하나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Armageddon, 1998년)이다. 우주를 떠돌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은 하필 공교롭게 같은 해에 개봉한 '딥 임팩트'와 같았다. 하지만 해결 방식은 달랐다. 극우 마초 기질이 다분한 마이클 베이 답게 그는 무지막지한 핵탄두를 써서 소행성을 날려 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터프함으로 가득한 브루스 윌리스, 벤 애플렉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동원됐다.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설정 자체는 무리가 없다. 퉁구스카 고원에 떨어진 운석도 있었고 지구를 스쳐간 행성도 여럿 있었던 만큼 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지만, 해결 방법은 현실감..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 (블루레이)

트랜스포머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다. 처음부터 완구 회사인 하스브로의 철저한 기획 아래 완구,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까지 줄줄이 사탕으로 엮어서 시장에 선보였다. 완구회사가 장난감을 디자인할 때 우선 목표는 상업성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년)도 완구를 디자인하듯 그렇게 제작됐다. 전작보다 더 많은 로봇이 등장해 지구를 휘젓고 다니며 세상을 때려 부순다. 로봇이 늘어난 만큼 볼거리도 많아졌고 더 시끄러워졌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한 집채만한 쇳덩이들의 육탄전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장난감들의 싸움처럼 싱겁고 감동도 없다. 아니, 철저히 흥행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드는 마이..

진주만 (블루레이)

태평양 전쟁의 시작을 알린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은 사실 실패한 작전이었다. 당시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미 하와이의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항공모함들을 격멸하기 위해 이 작전을 기안했다. 거함 거포주의가 일본 해군을 지배하던 시절, 야마모토 제독은 항공 전력이 바다에서 승패를 가를 것을 예견하고 미 항공모함을 제 1의 목표로 삼았던 것. 하지만 미 해군의 운이 엄청 좋아서 진주만 기습 당시인 1941년 12월 8일 미 항공모함들은 모두 진주만을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작전 종료 후 야마모토 제독은 미 항모가 건재한 것을 알고 "잠자는 거인을 깨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찌됐든 미국으로서는 전쟁에 참여할 명분을 준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었다. 언제나 '팍스 아메리카나' 선봉에 선..

트랜스포머 (SE)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 2007년)는 특수 효과의 승리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거대한 로봇으로 순식간에 변환하는 모습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놀랍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만들어낸 영상인 줄 뻔히 알면서도 변환 과정이나 로봇의 움직임이 너무 정교해 마치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영화의 줄거리는 외계에서 지구로 날아든 선한 로봇과 악한 로봇의 대결이다. 이 과정에 인간들이 끼어들면서 싸움이 확대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나 영화의 모태가 된 장난감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메시지 전달이었다. 겉보기에 자동차, 비행기, 권총 등 물건들이 변환을 통해 또다른 놀라움을 주는 과정은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런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