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맷 데이먼 16

해피 피트2 (블루레이)

탭댄스 추는 펭귄이 돌아 왔다. 조지 밀러 감독의 '해피 피트2'(Happy Feet 2, 2011년)는 음치지만 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췄던 황제펭귄 멈블이 아빠가 돼서 따뜻한 부성애를 발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아빠 만큼 춤을 추지 못하는 몸치다. 대신 천상의 목소리라 할 만큼 노래를 잘 부른다. 춤 잘 추는 아버지에 노래 잘하는 아들, 이쯤되면 그림이 나온다. 전편처럼 여전히 화려한 댄스와 노래가 가미된 펭귄들의 뮤지컬이다. 여기에 바다코끼리, 새우, 고래 등 다채로운 짐승들과 인간까지 실제로 출연해 버라이어티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전편의 히트 요소를 이어 가면서 새로운 볼거리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전편만큼 새롭지는 않지만 제작진의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익히 ..

리플리 (블루레이)

이미 한 번 제작된 영화를 다시 만드는 리메이크는 두 배로 부담스럽다. 기존 작품을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 특히 그 작품이 꽤 괜찮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라면 부담은 더 커진다.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1999년)는 이 같은 부담을 뚫고 성공을 이룬 금자탑 같은 영화다. 밍겔라 감독은 작가 파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리플리'를 토대로 만든 르네 클레망 감독의 명작 '태양은 가득히'(http://wolfpack.tistory.com/entry/태양은-가득히-블루레이)를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태양은 가득히'를 잊어도 좋을 만큼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 음악, 영상, 이야기 등 모든 것을 새로 구성했고, 그 결과가 아주 훌륭하다. 알랑 들롱..

오션스 트웰브 (블루레이)

11명의 도둑들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홀라당 털어가는 유쾌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흠뻑 빠졌다면 속편 격인 '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 2004년)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를 산산히 부서뜨렸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줄리아 로버츠, 캐서린 제타존스, 뱅상 카셀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무려 12명이나 출연했고, 감독도 전편을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가 다시 맡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이유는 한 가지, 제작진이 스타의 후광에 기대 너무 안이했다. 이야기는 카지노를 털린 앤디 가르시아가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전편의 주인공들을 협박하면서, 주인공 일행이 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저 쟁쟁한 ..

그린 존 (블루레이)

2003년 3월19일,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다. 명분은 후세인 정부가 전쟁 준비를 위해 숨겨 놓은 대량 살상 무기의 파괴였다. 미국은 그렇게 후세인을 축출해 2006년 목을 매단 뒤, 바그다드 궁전 일대를 개조해 안전지대를 만든다. 일명 그린 존이다. 미군이 이름 붙인 그린 존은 점령군의 심장부이자 식민 정부의 안뜰인 셈이다. 그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그린 존'(Green Zone, 2010년)은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워싱턴포스트의 바그다드 특파원을 지낸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의 논픽션 '에메랄드 시의 제국주의 생활: 이라크의 그린 존 내부'라는 책이 원작이다. 실제로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 다니던 미군 수색팀을 통해 이라크전에..

더 브레이브

복수는 서부극의 영원한 테마다. 흑백 영화시절부터 서부극의 총잡이들은 복수를 위해 황야를 떠돌았다. 코엔 형제가 만든 '더 브레이브'도 마찬가지. 뜻밖에 서부극을 들고 나타난 그들은 아버지를 죽인 악당을 잡기 위해 길을 나선 어린 소녀와 그를 돕는 늙은 보안관을 앞세워 또다시 복수로 얼룩진 서부극의 향수를 이야기한다. 원작은 1969년에 존 웨인이 주연한 '진정한 용기'다. 헨리 하서웨이가 감독하고 글렌 캠벨, 데니스 호퍼, 로버트 듀발 등이 출연한 이 작품으로 존 웨인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어린 소녀와 늙은 보안관이 빚어내는 이야기가 1950년대 고전 '셰인'을 연상케 한다. 즉, 스파게티 웨스턴처럼 사방 팔방 총을 난사해 수 많은 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최후의 한 순간을..

영화 201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