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멕시코 18

콜래트럴 데미지 (블루레이)

앤드루 데비이스 감독의 '콜래트럴 데미지'(Collateral Damage, 2002년)는 원래 2001년 10월 5일 개봉예정이었다. 그러나 끔찍한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이듬해인 2002년 2월 개봉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 공교롭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 한복판에서 건물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이를 소방관이 막는 내용이다. 아마도 911 테러 직후 개봉했더라면 끔찍한 폭탄 테러 내용과 소방관의 활약이 911 테러를 연상케 해 여러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을 것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은 '도망자' '언더씨즈'로 흥행에 성공한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이다. 워낙 긴장감있는 액션 영화를 잘 만든 사람이기에 기대가 컸는데, 이 작품은 기대에 못미쳤다...

와일드 번치(SE)

폭력 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샘 페킨파(Sam Peckinpah) 감독의 위대한 걸작 '와일드 번치'(The Wild Bunch, 1969년)가 골든레이블 DVD로 새롭게 나왔다. 기존판과 달리 영상을 애너모픽 처리했으며 음성해설은 물론이고 2장의 디스크에 걸쳐 수록한 부록에 모두 한글 자막을 집어넣었다. 이 영화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영화사에 길이 남는 걸작이다. 서부 시대 마지막 무법자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이 작품은 사실적인 폭력 묘사를 통해 폭력이 주는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막판 주인공들이 멕시코 반란군과 벌이는 총격전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슬로 모션 처리를 통해 한 편의 군무를 보는 것처럼 처절하면서도 황홀한 그림을 보여준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

맨 온 파이어

'탑건' '크림슨 타이드' 등 강렬한 액션 영화를 주로 만든 토니 스코트(Tony Scott) 감독의 '맨 온 파이어'(Man on Fire, 2004년)는 호승심을 자극하는 남성 영화다. 이 작품은 실패한 남자의 재기를 위한 노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아낌없는 희생과 복수 등 남자의 가슴을 흔들만한 요소들을 골고루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1980년대 극장가를 주름잡던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홍콩 누아르와 맥을 같이한다. BMW 광고로 유명세를 탄 감독답게 이번 작품은 감각적 영상으로 가득하다. 거친 질감의 영상과 강렬한 색상, 쉼 없이 흔들리는 역동적 카메라와 빠른 장면 전환 등은 지나치게 감각적인 것에 집착한 경향이 없지 않지만 관객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힘이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