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모건 프리먼 18

배트맨 다크나이트

새로운 배트맨을 예고하며 '배트맨 비긴즈'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더 할 수 없이 어둡고 우울한 배트맨을 내놓았다. 이번에 개봉한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즈'보다 더욱 어둡고 음습해졌다. 대신 오락적 재미도 '배트맨 비긴즈'를 뛰어넘는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우울하고 어둡고 불행하다. 배트맨은 정의의 사도에서 졸지에 시민들의 불행을 무시하는 악인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도 더 늙어 보인다.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다소 우스꽝스럽던 조커는 무시무시한 절대 악이 돼서 돌아왔다. 이 작품을 끝으로 유명을 달리한 히스 레저의 광적인 연기 덕분에 조커의 캐릭터는 배트맨보더 더욱 부각된다. 마치 게임처럼 단순한 적들을 물리치면 평화가 찾아오는 과거 시리즈..

영화 2008.08.14

럭키 넘버 슬레븐

폴 맥기건 감독의 '럭키 넘버 슬레븐'(Lucky Number Slevin, 2006년)은 지독히 운이 없는 사내의 희한한 모험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슬레빈(조시 하트넷)은 바람난 애인 때문에 홧김에 집을 나와 친구집을 방문하다가 강도를 만나 몽땅 털린다. 할 수 없이 외출한 친구 집에 머물게 되는데 그때 하필 친구의 얼굴을 모르는 빚쟁이들이 들이닥친다. 범죄조직원인 빚쟁이들에게 친구 대신 끌려간 슬레븐은 빚을 갚거나 살인을 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이 작품은 얼핏 보면 매사에 모든 일들이 꼬이기만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가이 리치 감독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연상케한다. 또 사건의 진실을 궁금하게 만드는 끝없는 수수께끼의 연속은 '유주얼 서스펙트'를 ..

더 독

이소룡이 위대한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끝까지 그의 아우라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맹룡과강' '당산대형' '정무문' '사망유희' 등 홍콩에서 촬영한 작품은 물론이고 미국 제작사에서 만든 '용쟁호투'에서도 특유의 괴조음과 비장미 넘치는 무술 영웅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그는 모든 작품에서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았고 한 번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환경이 달라진다고 옷을 갈아입으면 자신의 색깔을 잃고 만다. 특히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일 경우 더욱 추해 보인다. 루이스 레테리어(Louis Leterrier) 감독의 '더 독'(Unleashed, 2005년)은 무술 스타 이연걸(李连杰)을 구겨진 걸레처럼 더 할 수 없이 초라하게 만든 작품이다. 그의 액션은 변함없이 화려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