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모로코 10

휴먼 플래닛 (블루레이)

다큐멘터리의 명가 BBC가 만든 '휴먼 플래닛'(Human Planet, 2011년)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영국 BBC가 디스커버리채널, 프랑스 텔레비전과 공동으로 4년 동안 총 160억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전세계 80여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제목 그대로 인류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이 점이 기존에 흔한 자연 다큐와 차별되는 점은 주변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의 험난한 삶을 담은 점이다. 땅 위를 걷듯 물 속을 걸으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사람부터 유독 가스를 안개처럼 헤치며 화산 분화로 내려가 황을 캐는 사람들, 높다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 등 보기만 해도 신기한 사람들의 삶이 펼쳐진다. 특히 모코로 페스의 가죽 무두질 공장과 아프리카의 쓰레기 더미를 헤짚는 사람들, 뉴욕 런던 등 도..

킹덤 오브 헤븐(블루레이)

서사적이고 규모가 큰 작품을 좋아하는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2005년)은 그의 남성적인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작이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기사들의 십자군 원정을 다룬 이 작품은 칼과 창이 번뜩이며 피가 튀고 비명이 울리는 중세시대의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전쟁을 개각도 촬영과 슬로 모션을 적절히 섞어서 핏방울과 흙먼지까지 보일 만큼 세세하게 묘사했다. 덕분에 '글래디에이터' 못지않게 실감 나고 박력이 넘친다. 2003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스코트 감독은 같은 칭호를 받은 기사로서 과거의 기사 이야기를 역사에 충실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실존 인물과 각종 소품을 시대의 고증에 맞게 재현했으나 정작 중요..

마지막 사랑 - 무삭제판

결혼 10년차 부부에게 찾아오는 권태. 서로 너무나 사랑하지만, 상대에게 익숙하다보니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자극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 여행을 떠난다. 부부의 여행길에 부잣집 청년이 동행하고, 이상한 모자지간을 만나면서 그들의 여행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사랑'(The Sheltering Sky, 1990년)은 거장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변화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즐기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지옥의 묵시록'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등을 찍은 빗토리오 스토라로가 촬영을,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맡았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부부의 여정을 좇아 펼쳐..

알렉산더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은 항상 흔들리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플래툰'의 크리스(찰리 쉰), '닉슨'의 닉슨 대통령, '도어즈'의 짐 모리슨, '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미키(우디 해럴슨) 등 그가 다룬 인물들은 모두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정체성을 찾아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어느 한 곳에 발을 딛지 못하고 선과 악을 오가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이런 모습들이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진솔한 모습일 수 있다. 그래서 스톤 감독은 어느 한쪽의 시각에 치우쳐 답을 내리지 않고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만큼 그가 다루는 인물의 내면은 풍성하다. 대신 관객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그의 작품에는 항상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알..

레이디스 앤 젠틀맨

기발한 방법으로 보석상을 털어온 도둑 발렌틴(제레미 아이언스 Jeremy Irons). 어느 날 뜻한 바가 있어 모든 것을 버리고 요트를 조종해 모로코로 떠난다. 매혹적인 목소리의 재즈 가수 제인(파트리샤 카스 Patricia Kaas). 자신의 애인과 동료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배신감에 역시 모로코로 떠난다. 모로코에서 만난 전혀 상관없는 두 사람은 공교롭게 부분기억상실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느닷없이 인생의 일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두 사람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모로코 성지를 방문하며 사랑을 느낀다.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진 두 사람, 과연 서로를 알아보고 기억할 수 있을까.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희한한 제목을 가진 '레이디스 앤 젠틀맨'(and Now...Ladies and ..